금·부동산에 이어.. 中 비트코인 블랙홀로 부상?

이민정 기자I 2016.05.31 15:35:27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중국 투자자들이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2년전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던 비트코인이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전 세계 부동산, 금 등을 쓸어담던 중국이 이제는 비트코인 블랙홀로 부상하고 있다.

◇4일만에 가격 16%뛰어.. 유통 규모12억달러 늘어

3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시장조사업체 `블록체인 인포` 데이터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들의 거센 투자로 지난 27일부터 4일간 비트코인의 가치가 16%나 올라 비트코인 하나당 가격이 526.49달러를 찍었다. 4일간 전 세계에 유통되는 비트코인의 총액은 12억달러나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2013년 11월 비트코인 가격이 최고조로 올랐을 때 비트코인 하나당 1151달러를 찍었던 때와 비교하면 아직 가격이 절반가량에 그치고 있지만 최근 빠른 추세로 회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투자자의 행보가 무섭다. 중국 비트코인 거래소인 후오바이(Huobi) 와 OK코인(OKCoin)에 거래된 비트코인 규모는 글로벌 비트코인 거래량의 92%에 달한다. 중국에서는 2년 전부터 거래랑이 크게 늘고 있다.

중국에서 비트코인 거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이유로는 글로벌 경제 둔화가 꼽히고 있다. 기존 투자 자산들이 기대 만큼의 투자 수익률을 내지 못하자 투자자들이 더 많은 수익률을 주는 비트코인으로 투자처를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 진 후오바이 마케팅 담당은 “중국에 엄청난 핫 머니가 있는데 이 돈은 어디에든 투자돼야 한다”며 “최근 비트코인 신규 등록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거대 자금들이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옮겨가면서 증시 등 기존 투자처의 매력도는 상대적으로 더욱 떨어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둔화에 비트코인으로 투자처 옮겨

비트코인은 전 세계적으로 뚜렷한 규제 당국이 없다. 컴퓨터와 인터넷만 있으면 전 세계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거래하는 가상화폐에 대해 중국이 통제를 시도했지만 역부족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 오히려 비트코인이 중국의 자본통제 규제를 피해 다른 곳으로 자산을 옮기려는 투자자들에게 은밀한 수단을 제공해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트코인 데이터조사업체 `비트코이니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현재 중국 본토에서 위안화로 거래될 때 달러로 거래될 때보다 7.2% 더 비싸게 거래된다. 금융기술 컨설팅회사 카프로나시아 창업자 제논 카프론은 “위안화로 거래되는 비트코인에 붙는 프리미엄은 지난 1년간 계속됐다”며 “즉 중국에서의 비트코인 수요가 비트코인의 최근 가격 상승을 이끌어냈다고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복잡한 비트코인 생성 메커니즘 때문에 점진적으로 거래되는 비트코인 수가 감소할 수 있다는 기대도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비트코인은 `마이닝`(mining·빅데이터에서 여러 모델을 활용해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라는 복잡한 컴퓨터 연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비트코인 생성 프로그램은 공급과잉을 막기 위해 4년마다 비트코인 생성을 절반씩 줄이도록 설계돼 있다.

중국의 경제 불안 등으로 투자자들이 위안화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한동안 비트코인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프론 창업자는 “중국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사람들은 위안화에서 비트코인으로 투자를 전환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보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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