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그리스 축구팀, 윤락가 후원받아..

뉴시스 기자I 2012.10.18 16:42:12
【라리사(그리스)=AP/뉴시스】 수 년 째 계속되는 극심한 경제난으로 그리스 정부가 스포츠 클럽들에 대한 지원을 삭감하면서 재정난에 처한 그리스 축구 클럽들이 새로운 재정 후원자를 모색하면서 ‘빌라 에로티카’ ‘역사 속의 술라 하우스’ 등 두 곳의 성매매 업체가 한 축구 클럽의 새로운 재정 후원자로 등장, 이 클럽 선수들이 이들 윤락가의 로고가 들어 있는 핑크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그리스 축구 클럽들의 재정난은 비단 이 클럽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어서 다른 클럽들도 장례업체나 케밥 판매업체, 잼 생산공장, 그리스 전통 페타 치즈 제조업체 등 예전엔 상상할 수 없던 이색적인 업체들의 후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마추어 선수들로 구성된 부케팔라스 클럽이 윤락업체들의 후원을 받기로 한 결정은 그리스 축구팬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아무리 재정이 어렵더라도 어떻게 윤락업체의 로고를 새긴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작은 여행사를 운영하면서 이 클럽을 이끌고 있는 야니스 바치올라스는 “불행히도 아마추어 클럽들은 거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았다. 이는 생존이 걸린 문제다”라고 말했다.

그리스에선 엄격한 기준만 지킨다면 성매매는 합법이다. 그러나 성매매가 합법이라고 해서 윤락업체가 축구 클럽을 후원하면서 선수들의 유니폼에 윤락업체의 로고를 집어넣는 것은 별개 문제이다. 라리사 축구협회는 이는 미성년 축구 팬들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스포츠 정신에도 어긋난다며 부케팔라스 클럽 선수들이 핑크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리스 경제가 6년째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국제사회의 구제금융으로 겨우 국가 파산을 모면하고 있는 그리스에서는 구제금융 지원에 따른 혹독한 긴축 정책 실시로 연금 생활자들이 의료 비용을 자신 스스로 지불해야 하며 학생들에 대한 스쿨버스 운영마저 중단됐다. 이런 상황에서 아마추어 스포츠 클럽들은 재정 후원자를 찾는데 혈안이 돼 있다.

부케팔라스 클럽에 대한 재정 후원을 결정한 윤락업체 ‘역사 속의 술라 하우스’ 사장인 술라 알레브리도는 선수 1인당 1000유로(약 145만원)을 후원금으로 내놓았다. 하지만 그녀는 이는 자신이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이지 꼭 윤락업체 로고가 든 유니폼을 입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 된 직업인 윤락업은 기본적으로 홍보가 필요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14명의 성매매 여성들을 고용하고 있는 그녀의 윤락업체는 그리스가 경제 위기로 어려움에 처해 있음에도 다른 그리스 기업체들과 달리 큰 어려움 없이 경제 난국을 헤쳐나가고 있다.

알레브라도는 “우리가 그리스의 과학자들이나 운동 선수들을 돕지 않는다면 그리스의 미래는 어디에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번 돈을 스위스의 비밀계좌에 넣는 것보다는 운동선수들을 돕고 그리스 어린이들을 교육시키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그녀는 선수들에게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내 업소에서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보너스를 주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 부케팔라스가 4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 약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리스 축구 클업들의 어려움은 아마추어들만의 애기는 아니다. 프로 축구 클럽들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팬들이 축구장을 찾지 않음에 따라 어려움에 처했고 그리스의 인기 축구 스타들은 대부분 보다 나은 대우를 찾아 외국으로 나갔다.

바치올라스는 부케팔라스의 연간 운영비는 약 1만 유로 정도인데 알레브라도는 이미 그 이상의 금액을 후원했다고 말했다.

알레브레도는 “아마추어 클럽은 그리스 체육이 시작되는 곳이며 그리스 선수들의 재능이 커가는 곳”이라며 “나는 그리스 여성이며 그리스를 사랑하기 때문에 후원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부케팔라스의 성적이 지금은 좋지 않지만 앞으로 점점 더 좋아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CORRECTION OMITS LAST SENTENCE In this photo taken Sunday, Oct. 7, 2012, Voukefalas players, a small amateur soccer club, warm up before a local championship match in the city of Larissa, central Greece. A cash-strapped Greek soccer team has found a new way to pay the bills, with help from the world뭩 oldest profession. Players are wearing bright pink practice jerseys emblazoned with the logos of the Villa Erotica and Soula뭩 House of History, a pair of pastel-colored bordellos recruited to sponsor the team after drastic government spending cuts left the country‘s sports organizations facing ruin. One team took on a deal with a local funeral home and others have wooed kebab shops, a jam factory, and producers of Greece뭩 trademark feta cheese. But the small amateur Voukefalas club which includes students, a bartender, waiters and pizza delivery drivers is getting the most attention for its flamboyant sponsors. (AP Photo/Nikolas Giakoumid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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