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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더리움, 美증권법 규제 피할 듯…상원 곧 법안 발의

이정훈 기자I 2022.08.03 15:35:24

WSJ 보도 "美상원 농업위원장, SEC 아닌 CFTC에 감독권"
"부즈먼 공화당 의원과 법안 공동 발의"…증권법 피할 듯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상원이 증권을 관리 감독하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아닌, 상품선물 등을 관리 감독하는 연방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규제를 맡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이럴 경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엄격한 증권거래법 규제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상원 내 농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데비 스태버나우 미시건주 출신 민주당 상원의원과 아칸소주 출신인 존 부즈먼 공화당 상원의원이 이 같은 법안을 공동 발의하기로 했다.

이 법안에서는 CFTC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디지털 자산 중 시가총액 규모가 가장 큰 두 코인을 맡도록 하고 있다. 현재 CFTC는 원유와 우유, 농산물 등 원자재를 기초로 하는 각종 선물과 옵션, 이자율 스왑 등 파생상품 거래를 관리하고 감독하고 있다.

이번 법안 발의는, 그동안 가상자산 규제를 놓고 CFTC와 SEC 중에서 어느 감독기관이 담당할 것인가 벌여왔던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트코인이 만들어진 지 13년이나 되는 시점에서도 여전히 가상자산은 연방정부 규제를 거의 받지 않고 있어 투자자들이 각종 사기와 시장 조작으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에어론 클라인 브루킹스연구소 금융규제 담당 선임 펠로우는 “가상자산처럼 뜨거운 이슈가 등장하게 되면 여러 기관들이 감독권을 가지고 싶어 한다”면서 “이 법안으로 규제권을 둘러싼 다툼이 끝날 것인지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최근 로스틴 베넘 CFTC 의장은 “CFTC는 일부 가상자산 현물시장을 관리하고 감독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고 조직도 잘 갖추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었다. 특히 베넘 의장은 이번 법안을 발의하는 스태버나우 의원의 보좌관을 맡았던 인물로, 법안 준비 과정에서 스태버나우 의원실과 수 개월 간 협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는 몇 달 간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관할권을 획정하기 위한 다양한 법안들이 쏟아졌다. 공화당 출신의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커스텐 길리브랜드 의원은 앞선 6월 가상자산에 대해 증권법과 은행법, 세법 등의 적용을 면제해주는 법안을 발의했었고, 하원 금융위원회는 연방준비제도(Fed)에 스테이블코인 규제 권한을 더 부여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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