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의 ‘승객 골라태우기’, ‘콜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서울시가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실태조사를 벌여 불공정 행위를 포착, 가맹·중개 택시 인·허가권을 쥔 국토교통부 등에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카카오T 유료화의 신호탄’으로 불리는 유료멤버십(프로멤버십)도 비용을 더 낮추거나 없애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두 달 간 카카오택시를 직접 불러서 탑승하는 ‘미스터리 쇼퍼’(고객으로 가장해 기업의 직원 서비스 따위를 평가하는 사람) 방식으로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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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적으로 카카오택시로 일반택시를 호출해 배차 성공된 건을 분석한 결과 단거리(66.4%)보다는 장거리(81.8%), 평일(63.3%)보다는 주말(88.1%), 밤시간대(58.6%)보다는 아침(79.0%)·저녁(83.2%)에 호출 성공률이 높았다.
카카오택시가 자사 가맹택시에 대한 콜 몰아주기(우선배차 서비스)도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일반택시를 호출해 배차에 성공한 경우 약 39%는 가맹택시(카카오T블루)로 나타났다.
시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현재 콜 몰아주기 조사를 진행 중인 공정거래위원회에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국토교통부에 가맹·중개택시 사업 분리, 목적지 미표기 등 제도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비가맹 택시기사를 상대로 도입한 프로 멤버십 제도도 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 상품에 가입한 택시기사들은 배차 서비스 가입을 조건으로 ‘목적지 부스터’(원하는 지역·목적지 확인 후 우선 배차)나 실시간 콜 현황정보 제공 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카카오가 프로멤버십 요금을 기존 9만9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내리는 등 일부 개선된 상황이지만 ‘수요쏠림’ 현상 등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추후 제도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서울시 발표 내용에 대해)내부적으로 검토를 할 예정”이라며 “입장이 정리되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