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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년간 지방행정공제회(이하 행정공제회)에서 대체투자 부문을 담당하다 최근 인트러스자산운용 수장을 맡게 된 김창호(사진) 대표는 ‘온실’을 벗어나 치열한 전쟁터로 뛰쳐 나온 가장 큰 이유로 시장 확대를 꼽았다.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자리를 박차고 철저히 실적으로 승부하는 시장으로 나오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도 기관투자가의 실무급이 자산운용사 대표로 선임되는 파격적인 사례는 국민연금 해외대체팀장을 맡다 이지스자산운용으로 온 강영구 해외부문 대표 이후 처음이다. 현재 6개 빌딩을 운용 중인 인트러스자산운용은 지난 3년간 실적없이 침제기를 겪어왔다. 그는 “시장 판도 변화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진 만큼 지금까지 축적된 노하우로 승부수를 던져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빠르면 이달부터 리츠 AMC(자산관리회사)가 부동산펀드 설정을 할 수 있게 된다.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에는 자산운용사가 리츠 AMC 설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부동산펀드 근거 법령인 자본시장법은 자산운용사의 리츠 설립을 허용하고 있었지만 부동산투자회사법이 이를 막고 있어서 불가능했다. 이번에 개정안이 수정되면 자산운용사의 리츠 설립도 가능해진다.
김 대표는 지난 2004년 대체투자팀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행정공제회의 굵직굵직한 투자건을 도맡아 했다. 가장 최근엔 영국 런던 오피스빌딩 ‘템스코트(Thames Court)’를 매각해 3년 반 만에 600억원이 넘는 투자차익을 남겼다. 400억원대 배당금 수익에 매각차익 약 200억원을 더한 금액이다. 지난 2012년 미국계 자산운용사 아폴로에서 이 건물을 3053억원에 인수한 공제회는 지난해말 3700억원에 유럽계 투자기관에 매각했다. 이에 따른 내부환산수익률(IRR)은 8%대 중반이다.
국내 대체투자업계에 처음으로 이름을 알린 것은 지금의 KB투자증권(옛 유진투자증권) 빌딩 인수다. 행정공제회는 2010년 4월 이 빌딩을 3.3㎡당 1400만원대에 인수해 2014년 1700억원대에 매각했다. 매각차익 200억원을 포함해 720억원의 순익을 냈다. 공제회가 펀드등을 이용하지 않고 자체인력으로 공제회 명의로 직접 매수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공제회가 자체적으로 입찰을 준비해 성공한 것이 이슈가 됐다”며 “당시 쟁쟁했던 경쟁자들을 제치고 인수에 성공한 것이 업계에 인식을 바꾼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김 대표의 목표는 3년내 1조원 수주 실적 달성이다. 그는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시장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며 “내년초 국내 딜이 마무리 되는대로 해외로 눈을 돌리겠다”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