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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준석 후보가 오히려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을 더 위협하는 구도를 만든 만큼, 단일화 논리에 힘이 빠졌다는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그동안 보수 지지층이 이준석 후보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면서 지지율이 낮게 나왔다”며 “선거가 임박하면서 이준석 후보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던 보수 지지층이 이 후보를 선택하는 현상이 벌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대 이준석 구도가 경쟁력을 보이는 양상이라는 설명이다.
이준석 후보도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 기자회견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오늘 조사를 보면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어디까지 낮아지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보여준다”며 “제가 나섰을 때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이 낮아진 게 함의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상계엄에 책임이 있는 세력으로의 후보 단일화는 이번 선거에 없다”며 유일한 단일화 방법은 김문수 후보의 사퇴라고 재차 못박았다.
이준석 후보가 중도 사퇴하는 단일화에 나설 경우 그의 정치적 입지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개혁신당의 핵심 지지층이 2030세대이며, 이들은 계엄 반대 및 탄핵 찬성 성향이 강하다.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에 동참할 경우 이준석 후보의 지지 기반 이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후보 단일화의 효과에 대한 회의론도 고개를 든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준석 후보로 단일화를 한다고 해서 그 지지율이 고스란히 우리에게 흘러올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단일화라는 프레임을 던지는 것 자체가 전략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턴트 ‘민’ 대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이준석 후보가 이재명 후보의 득표력을 일정 부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양자구도가 아닌 삼자대결 구도에서도 승산이 있을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국민의힘도 이러한 시선을 의식한 듯 단일화보다 삼자대결 전략으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김문수 후보는 중도확장을 최대화하고, 이준석 후보는 진보개혁성향 유권자 지지를 최대화해서 이재명 총통 체제의 등장을 막아보자”며 “김문수 후보는 이준석 후보와 함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최전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