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은 ‘나신걸 한글편지’를 비롯해 ‘창녕 관룡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 ‘서울 청룡사 비로자나불 삼신괘불도’ 등 조선 시대 불상과 불화를 포함한 총 3건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29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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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편지가 1490년대에 쓰였음을 감안하면 1446년 훈민정음이 반포된 지 불과 45년이 지난 시점에서 한양에서 멀리 떨어진 변방지역과 하급관리에게까지 한글이 널리 보급되었던 실상을 알 수 있다. 특히 조선 시대에 한글이 여성 중심의 글이었다고 인식되었던 것과 달리 하급 무관 나신걸이 유려하고 막힘없이 쓴 것을 보면 조선 초기부터 남성들 역시 한글을 익숙하게 사용했음을 보여 준다.
기존에는 조선 시대 관청에서 간행된 문헌만으로는 한글이 대중에 어느 정도까지 보급되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나신걸 한글편지’가 발견됨으로써 한글이 조선 백성들의 실생활 속에서 널리 쓰인 사실을 확인한 계기가 되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창녕 관룡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시왕상 일괄’은 조각승 응혜를 비롯한 9명의 조각승들이 1652년 3월 완성해 관룡사 명부전에 봉안한 17구의 불상이다. 관룡사 불상들은 어깨가 좁고 길쭉한 신체에 넓고 높은 무릎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봉안된 전각의 변화 및 조선 후기 명부전 존상의 구성과 독자적 양식의 성립 과정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 청룡사 비로자나불 삼신괘불도’는 1806년 순조와 순원왕후의 장수를 기원하며 상궁최씨가 발원하고, 당대 대표적 화승이었던 민관 등 5명의 화승이 참여해 제작한 대형불화다. 19세기 초 서울·경기 지역의 새로운 괘불 양식이 반영된 최초의 작품이라는 점, 여래형 비로자나불과 좌우에 보관을 쓴 보살형 노사불과 석가불로 구성된 유일한 삼신불 도상이라는 점, 신·구 양식을 모두 반영한 작품이라는 점 등에서 학술적 의의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