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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소 가능성' 이성윤 결국 제외…검찰총장 후보 4명은 누구?

남궁민관 기자I 2021.04.29 14:23:35

3시간 20여분 만 법무부 장관에 추천할 4명 추려
김학의 사건 이성윤 제외…'친정권' 김오수 급부상
정권 눈밖 평가 받은 조남관 포함된 점도 이목
'특수통' 구본선·'강력통' 배성범 '다크호스'로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차기 검찰총장 인선을 위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추천위)가 29일 회의를 진행한 가운데,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 4명의 후보를 추천했다. 당초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제외됐으며 명단에는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 구본선 광주고검장,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이름을 올렸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는 29일 회의를 열어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왼쪽부터)과 구본선 광주고검장,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했다.(사진=연합뉴스)


추천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50분까지 점심시간 30여분을 제외한 3시간 20여분 간 회의를 진행한 끝에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 이와 같은 후보군을 최종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박 장관은 이중 1명을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하게 되며, 문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차기 검찰총장을 임명하게 된다.

추천위는 “오늘 회의에서 추천위원들은 심사 대상자들의 능력과 인품, 도덕성, 청렴성, 민주적이고 수평적 리더십, 검찰 내·외부의 신망,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 등 검찰총장으로서의 적격성 여부에 대해 심사해 4명을 박 장관에게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 장관은 향후 추천위 추천 내용을 존중해 이중 1명을 검찰총장 후보자를 임명 제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추천위 회의를 앞두고 이목이 집중됐던 이 지검장은 결국 차기 검찰총장 후보군에 오르지 못했는데,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에 연루돼 기소 여부 판단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 결국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추천위 회의를 위해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들어서던 추천위원 가운데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자기 조직을 믿지 못하는 사람은 수장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며, 특정 정치적 편향성이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어울리지 않다”며 이 지검장을 저격하는 등 추천위원들의 일부 반대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이 지검장이 제외됨에 따라 다른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김오수 전 차관이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앞서 박 장관이 차기 검찰총장 인선 기준 관련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상관성이 크다’는 발언에서 상관성에 이 지검장뿐 아니라 김 전 차관도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며 “이 지검장이 기소 가능성으로 여러 논란에 휩싸여 있는 만큼, 정치적 후폭풍을 고려해 김 전 차관은 충분히 대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남 영광 출신인 김 전 차관은 사법연수원 20기를 수료한 뒤 인천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으며,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법무부 차관을 지냈다. 공직을 떠난 이후 공정거래위원장, 금융감독원장, 감사원 감사위원 하마평에 단골로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현 정권으로부터 강한 신뢰를 받고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실제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퇴임 직후 문 대통령은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이성윤 지검장과 함께 김 전 차관을 불러 면담을 진행했을 정도다.

조남관 차장이 후보군에 오른 것 역시 주목할 대목이다. 전북 전주 출신인 조 차장(사법연수원 24기)은 운동권 출신이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부 검찰국장을 맡아 ‘친(親) 정권’으로 분류됐지만, 이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국면 당시 추 전 장관에 “취소해달라” 요구하거나 최근 한명숙 전 국무총리 검찰 수사팀의 모해위증교사 의혹을 두고도 ‘무혐의’ 결론을 내며 현 정권 눈 밖에 났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추천위는 최근 검찰총장 공석인 상태의 검찰을 문제없이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최종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함께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구본선 고검장 역시 ‘다크호스’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박 장관, 윤 전 총장과 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구 고검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특수통으로 불리며, 윤 전 총장 당시 대검 차장검사를 지낸 바 있다. 온화한 성격에 합리적 의사결정으로 안정적인 조직운영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현 정권과도 별다른 갈등을 빚은 바 없는 인물이다.

경남 창원 출신으로 구 고검장과 같이 사법연수원 23기인 배성범 원장은 마약·조직폭력 등 강력수사 경험이 많은 ‘강력통’이지만 특수·금융수사 경험도 갖춘 인물이다. 대검 강력부장과 창원·광주지검장, 그리고 서울중앙지검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강직한 성품에 업무처리가 치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른 후보들에 비해 이번 검찰총장 후보군에 오른 것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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