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은 이날 경북 안동시 전통리조트 ‘구름에’에서 열린 ‘제7회 21세기 인문가치포럼’에 초청 연사로 참석해 “우리 기업들이 덩치를 키우고 이윤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경제발전에 기여했다는 긍정적 시선도 있지만 부정적 인식 역시 컸던 것이 사실”이라며 “기업인으로서 냉철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있으며, 큰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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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으로서 책임과 역할 강조
이번 의지 표명은 최 회장이 ‘SK 회장’ 자격이 아닌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뜻으로, 그동안 강조해온 사회적 가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모든 이해관계자의 행복 등의 경영철학과 맞닿아 있다.
최 회장은 구체적으로 과거 벌목회사를 예로 들면서 기업은 기업에 필요한 가치와 함께 사회가 필요로 하는 가치를 만들어 내야 지속가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과거엔 저렴한 비용으로 최대한 많은 나무를 베어 비싸게 파는 것이 최고의 가치였지만 필요한 가치만 추구하면 삼림보호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질 뿐 아니라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오히려 사업환경이 악화돼 존속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삼림보호, 이산화탄소 감축, 안전한 근로환경 조성과 같은 인류의 편의를 돕는 방식으로 사회가 원하는 가치를 함께 만들어야 기업이 살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면서 기업인의 근본적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우리 기업도 성장 일변도에서 벗어나 ‘좋은 기업’ ‘착한 기업’이 돼야 기업의 발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 회장은 한발 더 나아가 사회가 원하는 가치를 추구할 때는 세대, 지역, 성별, 국가, 인종 등에서 비롯되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존 열대우림에 멸종생물이 늘어나면 먹이사슬이 무너지고 생태계 다양성도 사라져 결국 열대우림은 황폐한 사막으로 바뀌게 된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우리 사회 역시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다양성을 포용하는 힘인 ‘공감’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최 회장은 최근 들어 ‘기업이 사회적 책임 이상의 공감과 감수성을 갖추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새로운 규칙’이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지난 23일 폐막한 CEO세미나에서도 “CEO들은 고객, 투자자, 시장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적합한 각 사의 성장스토리를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내야 더 큰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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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직후 최 회장은 김용학 전 연세대 총장과 특별대담을 갖고 다양성과 공감의 시대에 필요한 기업의 새로운 역할과 방향성에 대해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포럼은 한국정신문화재단이 ‘문화 다양성 시대의 사회적 가치’를 주제로 주관했으며 정세균 국무총리를 포함해 이철우 경북지사, 권영세 안동시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다음달 1일까지 사흘 동안 학술행사와 함께 콘서트, 영화제 등도 함께 진행된다.
◇SK머티리얼즈 찾은 최 회장 “협력사 동반성장에도 힘써달라”
아울러 최 회장은 초청 강연을 마친 후 경북 영주 소재 SK머티리얼즈(036490) 본사를 방문했다. 반도체 핵심 소재인 초고순도 불화수소 국산화에 성공한 SK머티리얼즈는 지난 2016년 SK그룹 편입 이후 매년 20% 이상 성장 중이며, 올해 매출 역시 사상 최대치가 예상된다.
SK머티리얼즈 통합분석센터, 고순도 불화수소 공장 등을 둘러본 최 회장은 “올해 초고순도 불화수소 생산에 성공한 것은 SK뿐 아니라 국가경제를 위해서도 큰 일을 한 것”이라고 격려한 뒤 “SK머티리얼즈가 보유한 분석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해 국내 반도체 소재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에도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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