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뉴욕에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함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고위급 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 국무부가 북미고위급 회담 개최 사실을 밝힌 뒤 이틀만인 7일 회담이 전격 연기됐다.
헤일리 대사는 유엔본부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이 (회담을) 연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8일 국회 외교통일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서로 일정이 분주하니 연기하자’고 미국 측에 알려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미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CNN은 전일 미 당국 및 외교 소식통 등을 인용, “북한은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 거부에 ‘정말 화가 나 있는’(really angry) 상태”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복수의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 “북한이 폼페이오 장관과의 뉴욕 회담을 취소했다”며 “이로 인해 (북미 간의) 험난한 외교 과정이 차질을 빚으면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기대도 작아지게 됐다”고 전했다.
헤일리 대사는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비핵화 조치 전 경제 제재 완화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했지만 이에 대한 사찰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에 대한 채찍을 거둘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회의에서 러시아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대북 제재 완화를 거론한 것에 대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러시아가 유엔 결의를 위반해 북한 노동자를 받아들이고 정제유를 북한에 공급하고 금융 면에서도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금융과 관련된 제재 해제지만 미국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구호단체의 대북 지원을 막았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미국의 목표는 지원 물품이 북한 정부가 아니라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으며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AFP통신과 로이터 등은 미국은 북한에 트랙터나 예비부품, 기타 인도적 지원에 필요한 물품에 대한 승인을 지연하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