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부진한 韓증시”…만성적 ‘코리아 디스카운트’ 주요인은?

이슬기 기자I 2018.10.31 11:22:57

[한국증시 대진단]김학균 센터장, 인색한 배당·지배구조 등 6개 요인 해소 강조
"지금 악순환 끊을 때…가계 시장참여·배당확대 관건"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추락하는 한국증시 대진단 정책토론회’에서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이 발제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이슬기 기자)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추락하는 한국 증시의 원인과 대책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원인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31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추락하는 한국증시 대진단 정책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심화를 지적했다. 글로벌 증시 환경이 약세를 띄고 있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유독 한국 증시가 부진한 이유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 센터장은 “최근 우리 증시의 하락세가 다른나라보다 가파른 건 사실 20~30년 지속된 한국 시장의 저평가 때문”이라며 “한국 경제의 반영물이 주가로 나타나는데 한국 경제의 모순이 시장에도 반영되면서 글로벌 환경이 안좋은 상황에서 더 큰 하락세를 부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지배구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하는 요인으론 △인색한 배당 △지배구조 △특정업종으로의 이익쏠림 △한국 가계의 주식 외면 △높은 중국의존도 △미국과의 디커플링 총 6가지를 꼽았다.

먼저 세계 최하위권 수준인 한국 증시의 배당수익률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센터장은 “배당액 자체만 보면 올해 26조4000억원 정도로 사상 최대수준이지만 배당 성향은 반대로 하락해 18.5%에 불과하다”며 “보통 기업이 벌어들인 돈의 30%는 배당하고 30%는 투자하고 나머지는 비축하는 게 바람직한데 우리 증시의 배당성향은 너무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질적인 지배구조문제도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러시아와 중국 증시의 저평가도 기본적으로 각각 올리가르히, 적색 자본가 등 지배구조 문제 때문”이라며 “지배구조는 생각보다 아주 중요한 이슈로 재벌가의 3세리스크·소규모 지분으로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관행은 고쳐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서 저평가되는 반도체 등 특정 업종에 이익이 쏠리는 것도 문제라는 판단이다. 김 센터장은 “반도체나 화학 업종은 이익의 부침이 심한 산업이라 시장에서 저평가 되기 마련인데 이런 업종으로만 이익이 쏠린다”며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를 제외한 코스피지수를 따지면 1600선대인데 SK하이닉스의 PER(주가수익비율)은 3.2배 수준으로 굉장히 낮다”고 말했다.

한국 가계가 주식을 외면하는 것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센터장은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낼 수 있는 민간 주식기반이 취약하다 보니 증시의 하락세가 가파르다”며 “투자자 입장에선 국내 투자 성공 경험이 없다보니 해외 주식을 직구하기도 하는데 이는 국민경제 기여도란 관점에선 카지노에서 돈을 버는 것과 다름 없어 바람직하진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와 동조화 되고 미국과 디커플링 되는 경제환경도 한국 증시의 저평가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최근 중국 경제에 대한 노출도가 심한 시장일 수록 심각한 조정을 받고있고 한국도 그 중 하나”라며 “반면 한국과 미국 경제 디커플링이 심화되면서 미국 경기의 호전에 편승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가 저평가 권역에 들어선 지금 오히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기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센터장은 “한국 증시의 저평가가 심하지 않던 2004~2007년을 보면 남북관계가 좋고, 적립식 투자문화가 있어 가계의 시장참여도가 높았고 증국 특수로 거시경제도 좋았으나 배당이 확대되지 않았고 주가가 높았다”며 “지금은 남북관계도 좋고 주가가 낮아 저가 메리트도 있어 기업이 배당을 확대하고 보다 많은 가계가 주식시장에 참여하면 향후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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