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견뎌낸' 태국 소년들, 어떻게 구조할까…'방법 쉽지 않아'

김경민 기자I 2018.07.03 15:07:34

잠수·구멍뚫기 등 가능하지만 안전하지 않아
소년들 건강 상태부터 확인하고 구조나선다고

사진=AFP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태국에서 한 동굴에 들어갔다가 실종됐던 유소년 축구팀 선수들이 열흘 만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이 소년들을 어떻게 동굴 밖으로 데려 나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기로 동굴 내부가 물이 가득 차 있어 9일의 시간을 씩씩하게 견뎌낸 소년들을 바로 구조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BBC뉴스는 3일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의 동굴에서 소년들을 안전하게 구출하기 위해 소년들을 잠수시켜 데려나오는 방법, 동굴 벽에 구멍을 뚫어 물을 빼내는 방법 등이 고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먼저 검토되는 방법은 잠수다. 소년들이 발견된 ‘파타야 비치’로 불리는 동굴은 총연장 10㎞에 달하는 동굴의 가장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동굴 입구로부터 5.5km 이상 떨어진 곳으로 걸어서만도 몇 시간이 걸리는 거리다. 그렇지만, 최근 우기로 비가 많이 오면서 동굴 내부에 물이 차 있는 상태라 사실상 잠수를 해야만 나올 수가 있다.

잠수 전문가들도 동굴 입구에서부터 여러 시간을 잠수해야 하는 거리인데다 좁게 꺾인 통로와 암석 파편들을 지나야 한다는 점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시야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잠수 초보인 소년들이 해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동굴구조협회의 안마르 미르자는 “그들을 구조할 방법의 하나는 잠수로 데려나오는 것”이라면서 “이 방법은 가장 빠르게 구조할 방법이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위험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동굴 벽에 구멍을 뚫어 물을 빼내고 길을 내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자칫 잘못했다가는 소년들이 있는 곳이 무너져 오히려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제수중동굴구조협회의 에드 소렌슨은 “구멍을 뚫는 것은 매우 쉽워 보이지만, 사실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면서 “안전이 보장될 확률은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다”고 우려했다.

이에 일단 당국은 동굴 입구에서 물을 빼내는 작업을 계속하면서 의료진을 보내 건강을 확인한 후 구출 작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나롱삭 오소따나콘 치앙라이주지사는 “만약 의료진이 그들의 건강 상태가 이동이 가능할만큼 충분히 건강하다고 한다면, 그들을 동굴에서 데려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9일을 음식 없이 지냈던 만큼 건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일단 음식 섭취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치앙라이 축구 클럽 유소년팀에 소속된 11~16세 소년들인 이들과 25세 코치는 지난달 23일 오후 훈련을 마치고 관광차 매사이 지구의 탐 루엉 동굴에 들어갔다가 폭우로 물이 불어나면서 실종됐다. 동굴 밖에서는 이들의 물건으로 추정되는 축구화, 가방 등이 발견되면서 가족들을 애타게 했다. 이튿날부터 태국 해군 해난구조 잠수대원 등 군인 600여명,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소속 구조대원들,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 3명, 중국, 필리핀과 미얀마, 라오스 구조대 등 1000여명이 수색에 나선 가운데 9일 만에 발견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