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코스피, 설 앞두고 1960 회복…연기금 8일째 '사자'

안혜신 기자I 2015.02.17 15:32:15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코스피가 상승 마감했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가 ‘대통령의 날’로 휴장한 가운데 그리스는 채권단과 벌인 구제금융 협상안이 예상과 다르게 부결되면서 다시 한번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우려를 확산시켰다. 여기에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4달째 동결하며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수급 측면에서 연기금이 8거래일 연속 ‘사자’에 나서면서 지수의 소폭 상승은 물론 1960선 회복을 도왔다.

17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22포인트(0.16%) 오른 1961.45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종가기준 지난 4일 이후 처음으로 1960선을 회복하는데 성공했다.

지수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실망감에 상승폭을 반납한 뒤 강보합세를 유지했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넉 달째 연 2.0%로 동결했다. 이는 시장 예상을 벗어나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글로벌 통화완화 정책 기조에 동조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진 데 따른 실망감이 지수에 반영되면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지는 못했다.

미국 뉴욕증시가 하루 쉬어간만큼 밤 사이 쏟아진 소식은 대부분 유럽과 관련된 뉴스였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긴급 회의에서는 그리스 시리자 정권이 현재 구제금융 연장에 반대, 결국 협상안을 도출해내지 못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를 둘러싼 논란에 대한 결판은 오는 20일로 다시 한번 미뤄지게 됐다.

재논의에서는 양측이 명분을 확보한 후 무난한 합의를 이룰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당장은 그렉시트 우려가 다시 한번 확산되는 계기가 되면서 불확실성을 키웠다.

여기에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면서 지수 상승폭은 더욱 제한됐다. 외국인은 251억원을 순매도 했으며, 개인도 777억원을 내다 팔았다.

지수를 끌어올린 것은 연기금이었다. 연기금(1091억원)을 앞세운 기관은 1238억원을 사들이면서 호재가 없는 시장 속에서도 지수의 상승을 도왔다.

프로그램은 차익과 비차익을 합해 총 1421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개별 종목 중에는 현대차(005380)가 한국전력 부지 인수에 따른 세금 부담이 줄어들면서 2.85% 급등, 종가 기준 지난 6일 이후 열흘만에 처음으로 16만원을 회복했다.

전날 기획재정부는 세금이 면제되는 업무용 건설 범위로 본사, 공장, 판매장 및 영업장을 포함했다. 이로 인해 10조원을 주고 산 한전 부지도 상당 부문 투자로 인정, 세금 부담을 줄였다는 평가다.

넥슨과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엔씨소프트(036570)는 2.07% 내렸다. 엔씨소프트는 자사주 195만주를 총 3911억원에 넷마블게임즈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경영권 분쟁을 앞두고 우호 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넷마블 주식을 비싸게 샀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밖에 삼성화재(000810)는 실적 부진에 주주환원책 변화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10.6% 폭락했다. 삼성화재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951억원으로 추정치 2200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여기에 해외 사업에서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자 인수합병(M&A) 등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만큼 기존 주주환원정책이 크게 바뀔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는 큰 폭으로 빠졌다.

업종별로는 상승 업종 수가 더 많았다. 운수장비가 1.73% 상승했고, 운수창고(0.96%), 건설업(0.85%), 은행(0.7%), 화학(0.55%), 기계(0.51%), 서비스업(0.47%) 등이 올랐다.

하락업종은 보험(2.63%), 섬유의복(1.95%), 전기가스업(1.71%), 의료정밀(1.3%), 통신업(0.67%), 증권(0.41%) 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엇갈렸다.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가 동반 상승한 가운데, 현대모비스(012330), 포스코(POSCO(005490)), NAVER(035420), 신한지주(055550), 기아차(000270), KB금융(105560), LG화학(051910) 등은 올랐다.

반면 SK하이닉스(000660), 한국전력(015760), SK텔레콤(017670), 삼성생명(032830), 제일모직(028260), 삼성SDS(018260), 아모레퍼시픽(090430), LG디스플레이(034220) 등은 약세를 보였다.

이날 거래량은 2억9817만8000주, 거래대금은 3조4611억4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13개 종목을 포함해 459개 종목이 올랐다. 82개 종목은 보합에 머물렀다. 하한가 종목은 4개였고, 324개 종목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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