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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어 이사회는 지난 8월 27일 민 전 대표를 해임하고, 김주영 사내이사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다만 민 전 대표의 사내이사직을 인정했다. 이에 민 전 대표는 어도어 이사회 결정이 하이브와 맺은 주주간 계약에 위반되므로 자신을 재신임해야 한단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해당 재판부는 지난 5월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에서 민 전 대표 측의 주장을 인용한 바 있다. 하이브가 임시 주총에서 민 전 대표를 해임하는 안건에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그럼에도 어도어는 민 전 대표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시켰다.
민 전 대표 측은 이날 법정에서 하이브 측이 지속적으로 괴롭혀왔다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 측 대리인은 “뉴진스 데뷔 후 당초 약속과 달리 (하이브가)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부당한 대우와 견제가 있었다”며 “(하이브는) 주주간 계약 해지 사유를 발굴하기 위해 끊임없이 언론플레이를 하면서 민 전 대표를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런 이유로 “(하이브 주장과 같이) 신뢰관계 파탄이 있었더라도 귀책 사유는 하이브에 있다”며 “하이브는 경영 문제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어도어의 압도적 실적을 고려할 때 어떤 경영 문제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이날 재판에서 하이브의 또 다른 산하 레이블인 빌리프랩 소속 그룹 ‘아일릿’이 뉴진스를 표절했단 주장도 제기됐다. 민 전 대표 측은 내부 직원의 제보 내용을 공개했다. 제보에는 빌리프랩이 아일릿 기획 당시 방시혁 하이브 의장으로부터 뉴진스 기획안을 제공 받아 이를 카피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제보한 직원이 “그걸 똑같이 만들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말하는 녹취록도 공개됐다. 그러면서 “뉴진스는 어도어의 유일한 아티스트이고, 뉴진스에게 민 전 대표의 존재가 필수불가결함은 모두가 안다”며 “민 전 대표가 어도어 대표이사로 복귀하지 못하면 뉴진스 연예활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뉴진스와 어도어의 신뢰관계 회복에도 침해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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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측은 “채권자(민희진)가 채무자(하이브)를 배신해 신뢰관계가 파괴됐는지가 쟁점”이라며 “지난 법원 결정에서 재판부는 채권자가 뉴진스를 데리고 하이브를 이탈하거나 채무자에게 어도어 주식을 매도하도록 압박해 독립을 모색한 건 분명한 행위고 배신적 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고 짚었다. 이어 “채권자의 계획은 무모한 상상력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산된 현실적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하이브 측은 “(어도어 측은)‘프로젝트 1945’라는 보고서를 완성했는데 1945는 독립이라는 뜻”이라며 “(보고서에는) 경영진별로 괴롭힐 소지가 정리돼있다”고 설명했다. 또 “채권자는 기자회견에서 투자자를 만난 일이 전혀 없다고 하지만 카톡 내용을 보면 벤처 캐피털 투자자들 모임에 참석했고 거기에 뉴진스를 데리고 나오라는 조언 등이 나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민 전 대표가) 어도어를 탈출하기 위해 전문가 영입의 구체적 계획을 세우고, 뉴진스 부모들과 투자자를 만나고, 채무자 공격 기사를 유도하고 전국민한테서 채무자 공개 저격하면서 여론전을 시작했다”며 “대법원 판례도 신뢰관계가 파괴되면 계약 해지를 할 수 있다고 하기 때문에 이 사건 주주간 계약은 적법하게 해지됐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오는 25일까지 양측에 관련 추가 서류를 받아 검토한 뒤 이른 시일 내 가처분 여부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