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울산 남구의 한 건널목 한복판에서 심폐소생술로 한 시민의 목숨을 구조한 울산남부경찰서 교통안전계 소속 김혜진(39) 순경은 당시의 매우 급했던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경찰 공무원 생활 3년 차에 맞닥뜨린 실전 상황이었다. 길에서 도움을 요청한 어르신을 상대로 응급처치를 했던 경험은 있지만 그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김 순경은 “여성이 맥박은 뛰는데 의식이 없어 위급한 상황이었다”며 “고민할 여지도 없이 메고 있던 가방을 벗기고 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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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순경은 골든타임을 놓칠까 봐 곧바로 심폐소생술에 들어갔다. 10여 차례 있는 힘을 다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여성이 ‘윽’하는 소리를 내며 반응을 보였다. 마침 시민들이 부른 119구급대도 도착했다. 그는 경광봉을 들고 흔들기 시작했다. 119 구급대에 인계되는 과정에서 출근길 차들이 뒤엉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그는 “병원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순간적으로 쓰러졌다 회복해서 귀가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른 시간에 의식을 차리고 구조돼 그제야 안도감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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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순경은 올해 39살이지만, 경찰 생활은 4년 차로 신입 직원이나 다름없다. 그가 늦깎이 경찰관이 된 데는 결혼과 출산의 영향이 컸다. 22살에 결혼해 딸 둘을 낳고 키우느라 꿈을 이룰만한 여유가 없었다. “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워놓고 보니 내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그는 32살에서야 경찰 공무원 시험 준비를 했고, 육아와 병행하며 5년간 공부한 끝에 합격할 수 있었다. 김 순경은 “한 때 군인을 꿈꿨지만, 육아로 포기해 아쉬움이 가슴 한편에 항상 있었다”면서 “다시는 포기하기 싫은 마음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김 순경은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일찍 결혼해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나보다는 남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습관이 들었다”면서 “또 제가 딸, 아내, 자식, 부모 등 안 해본 역할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본연의 자세처럼 상대방의 입장에 공감하고 어려움을 도와줄 수 있는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했다.
한편 김 순경은 이러한 공적으로 지난해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시상하는 ‘생명존중대상’에서 경찰 부분 대표로 상을 받았다. 이 상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2009년부터 생명존중대상을 통해 △경찰 △소방 △해양경찰 △일반시민 등 총 4부문에 걸쳐 전국 각지에서 생명존중 정신을 몸소 보여준 사회적 의인을 발굴해 시상 및 상금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