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와시대 첫 국빈 트럼프..일왕부부 유창한 영어응대 눈길

김은비 기자I 2019.05.28 14:28:40

27일 트럼프 맞이한 나루히토 일왕, 외교무대 데뷔
하버드대 졸업 마사코 왕비 트럼프 내외와 영어 환담

일본을 국빈 방문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나루히토 일왕(오른쪽)이 건배를 하고 있다.[사진=AFP 제공]
[이데일리 김은비 인턴기자] 나루히토(德仁) 일왕 부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에게 환송 인사를 하기 위해 이들이 머무는 도쿄도(東京都)내 호텔을 28일 오전 방문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일본에서는 국빈이 출국하기 전 일왕부부가 방문해 인사를 하는 것이 관례다.

지난 1일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은 전날 일본 도쿄에 있는 왕궁에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맞이하며 국제 외교무대에 데뷔했다.

특히 일왕 부부는 이번 일정에서 유창한 영어 실력을 뽐내며 국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왕궁에서 직접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맞이한 일왕 부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루히토 일왕에게 “만나서 반갑다”(Nice to meet you)며 악수를 청하자 영어로 인사말을 나눴다.

이후 15분간 이뤄진 면담에서는 서로 근황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선물도 교환했다. 현장에는 공식 통역사가 있었지만, 일왕 부부는 상당부분 영어로 대화를 나눴다. 옥스퍼드대학에서 유학을 한 나루히토 일왕은 영어와 일본어를 섞어 사용했고, 하버드대를 졸업한 외교관 출신인 마사코 왕비는 영어로 트럼프 부부와 이야기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왕에게 “영어를 너무 잘하시는데 어디서 공부 하셨느냐”고 묻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즉위 후 첫 국빈으로 초대 받아 영광이다”라고 말하자, 나루히토 일왕도 “즉위 후 첫 국빈으로 맞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이날 나루히토 일왕에게 80년 된 비올라를 선물했다. 마사코 왕비는 일왕에게 “오늘 (저녁 만찬에서) 직접 연주하면 어떻겠냐”고 권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마사코 왕비에게는 모교인 하버드대의 나무로 만든 펜을 선물했다.

이어서 나루히토 일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로 하늘과 바다를 그린 장식용 도자기를, 멜라니아 여사에게 금세공이 된 나무로 만든 장식용 상자를 선물했다.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나루히토 일왕 부부가 주최하는 궁중 만찬에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일본의 새 연호인 ‘레이와(令和)’의 의미가 ‘아름다운 조화’라며 “레이와가 왕실과 일본인에게 평화와 번영의 시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왕 부부의 첫 외교일정과 관련해 일본 현지 반응은 긍정적이다. 특히 유창한 마사코 왕비의 유창한 영어 실력을 선보여 국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교도통신은 “나루히토 일왕은 영어를 섞어 말했고 마사코 왕비는 줄곧 영어로 대화했다”며 “(일왕 부부가) 풍부한 해외 경험을 토대로 그동안 키워온 국제 친선에 대한 자신감이 느껴졌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호텔을 출발해 고쿄로 향할 때부터 고쿄를 떠날 때까지의 모습을 생중계로 전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NHK는 새 일왕 부부가 즉위 후 외국 정상과 만나는 것은 처음이라며 “레이와(令和·새 일왕의 연호) 시대 국제 친선의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빈방문 마지막인 이날 아베 총리와 별도의 헬기편으로 가나가와(神奈川)현의 요코스카(橫須賀) 해상자위대 기지를 찾아 이즈모급 호위함에 승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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