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母 "억울하다는 패터슨 보면 손이 벌벌 떨렸다"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 아더 존 패터슨이 범행 20년 만에 징역 20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은 패터슨 측이 낸 상고를 기각하면서 2심인 서울고법의 징역 20년 원심을 25일 확정했다. 징역 20년 형은 범행 당시 미성년자였던 패터슨에게 내릴 수 있는 법정 최고형이다.

이날 대법원에는 피해자 고(故) 조중필 씨의 어머니가 직접 나왔다.

조 씨의 어머니는 법원에 나오기 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범행을 부하는 패터슨에 대해 “아주 참 악랄하고 뻔뻔한 사람인 것 같다. 재판 받을 때 여러 번 봤는데 죄책감이라는 게 전혀 없더라”라며, “꼿꼿하게 고개 들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패터슨이 ‘저는 사람 안 죽이고 에드워드 리가 죽였다’ 그 얘기만 한다. 패터슨 보고 판사가 얘기하라 그러면 (조 씨의) 유가족들이 괜히 영화를 만들어갖고 자기를 이렇게 한국으로 오게 됐다고 그러면서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조 씨의 어머니는 그런 패터슨을 보면 “손이 벌벌 떨리고 죽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계속 틈나는 대로, 자다가도 눈 뜨면 도망을 한 패터슨이 한국으로 와서 재판 좀 받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다”고 말했다.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 아더 존 패터슨에게 범행 20년 만에 징역 20년이 확정된 25일 오전 피해자 조중필씨의 어머니 이복수 씨가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상고심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997년 4월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당시 22세였던 고 조중필 씨가 여러차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 있던 10대의 아더 존 패터슨과 에드워드 리 중 패터슨을 흉기의 주인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검찰은 패터슨 대신 함께 있던 친구 에드워드 리를 범인으로 지목해 재판에 넘겼다.

이 가운데 대법원은 에드워드 리가 죽였다는 패터슨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며 에드워드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당시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버린 혐의 등으로 역시 재판에 넘겨진 패터슨은 복역한 뒤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사면됐고, 검찰이 출국정지 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지난 1999년 미국으로 도주했다.

그로부터 10년 뒤 재수사에 나선 검찰은 에드워드와 패터슨을 공범으로 봤으나 에드워드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기 때문에 패터슨만 지난 2011년 기소했다.

그리고 같은 해 미국에서 체포된 패터슨은 2015년 9월 도주 16년 만에 국내로 송환돼 재판을 받게 됐고, 1심과 2심을 거쳐 대법원에서 결국 징역 20년을 확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