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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이 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공급된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기간이 풀리면서 분양권 거래가 우후죽순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분양권 거래는 전매 제한 기한만 지킨다면 합법적이지만, 분양권 프리미엄만을 노린 가수요가 지나치면 시장을 교란시켜 실거주자의 내 집 마련 비용을 가중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30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29일 기준 아파트 분양권·입주권(조합원 분양권) 거래는 1228건을 기록해 2007년 6월 관련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았다. 이는 전달보다도 64건 많고 지난해 같은 달(655건)보다는 87% 늘어난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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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만 한성대 교수는 “분양권 전매가 많이 이뤄진다는 것은 주거가 아닌 투자 목적으로 분양권을 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라며 “최종 수요자인 입주자는 결국 그 비용을 모두 감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도 분양권 전매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인 1.25%로 인하하면서 분양권 프리미엄을 노린 투자 수요가 지속·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내달에도 한라가 서울 중구 만리동2가 10번지 일대에 선보인 ‘서울역 한라비발디 센트럴’ 아파트가 26일부터 전매 제한이 풀린다.
분양권이 투자 상품으로 변화하면서 분양권 가격을 낮춰서 작성하는 다운계약서 등 불법적인 거래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정부가 단속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개인 간 암암리에 이뤄지는 거래인 만큼 단속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1일부터 사흘간 서울 송파·강남구, 위례신도시, 하남 미사강변도시, 부산 등 분양권 거래가 활발한 지역 4곳을 현장점검 해 공인중개사법 위반행위 2건을 적발하고 모델하우스 주변 ‘떴다방’(이동식 공인중개소) 등을 퇴거시켰다고 이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