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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VS. 시진핑`..G2, 갈등속 안정적 관계모색

이정훈 기자I 2012.11.08 18:18:45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대통령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이 중국 5세대 지도부를 이끌게 됨에 따라 이른바 G2(주요 2개국)의 차세대 리더가 확정됐다.

세계 경제를 이끄는 두 축인 ‘G2’가 새로운 관계 정립의 계기를 맞은 셈이다.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 갈등이 지속될 수 밖에 없겠지만 서로 필요한 현실을 감안할 때 안정적인 협력관계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 G2 갈등구도 지속될 듯

사실 이들 G2의 갈등구도는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다. 미국은 급성장하는 중국 경제력과 군사력에 위협을 느끼고 중국과의 심각한 무역역조와 고용 유출까지 겹쳐 양국간 견제와 갈등은 최근 몇년간 커져 왔다.

지표상으로 봐도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규모는 7조3000억달러(약 7939조원)로 15조900억달러인 미국 GDP의 절반 수준까지 따라 붙었다. 또 지난해 미국의 대중(對中) 경상수지 적자 규모도 사상 최대인 300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중국의 국방비 역시 지난해 최소 1200억달러로 2002년 200억달러에서 10년도 안돼 6배나 급증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번 대선 기간중 밋 롬니 공화당 후보에게 질세라 ‘중국 때리기’에 열을 올렸다. 중국으로 제조업 고용 유출을 우려해 중국 제품 수입을 줄이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또 올해초부터 주요 산업분야에서 중국정부의 보조금 지급과 덤핑문제를 물고 늘어지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잇달아 제소하기도 했다.

이번 대선 공약 가운데 외교와 안보분야 정책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만큼 기존 ‘아·태 회귀(pivot to Asia)’를 통한 중국 봉쇄전략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역시 주석직에 오른 뒤 대미 관계에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가 아닌 ‘필요한 역할을 한다’는 유소작위(有所作爲)를 표방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무역 제재에는 강력한 맞불작전을 펴고 위안화 절상과 고용 유출을 겨냥한 미국의 시선에도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는 기존 전략이 강화될 수 있다. 아시아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 확대에 대해서도 소위 ‘반접근(anti-access) 전략’으로 밀어내기를 꾸준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 안정적 관계모색 불가피

그러나 미국과 중국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될 순망치한(脣亡齒寒)과 같은 존재인 점도 부인할 수 없다.

중국은 막대한 외환보유고를 미국 달러화 자산을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고 자산가치 하락 탓에 이를 함부로 팔 수도 없다. 미국 역시 중국의 막대한 자금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또한 미국은 중국이 북한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고 시리아 문제에 대해 더 건설적 역할을 해주기를 원하고 있지만 중국은 미국 기업들에 더 많은 투자를 바라고 있다.

특히 “대통령 취임 첫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며 날을 세워온 밋 롬니보다는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에게는 더 나은 선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실망시키면서까지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7차례나 기각했다. 중국도 이에 호응해 위안화 환율을 꾸준히 절상해왔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7일 “오바마 대통령 집권기인 지난 4년 동안 중미 관계에 긍정적 발전이 있었다”며 오바마 재선을 환영했고 중국 외교부도 “중미 양국민과 세계에 이익을 주는 쪽으로 미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새로운 리더십 하에서도 미국과 중국, 양국간 안정적인 협력의 근간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니우 준 베이징대학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중국은 미국과의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하고 있고 이는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며 “특히 오바마 행정부와는 지난 4년간 긴밀하게 접촉해 중국 정부로서도 익숙한 상대인 오바마의 재선으로 향후 의사소통을 더 원활히 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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