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중국 알리바바그룹은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 투자에 이어 명품 플랫폼 발란 등에도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은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 닷컴을 운영하는 전자상거래의 시초와 같은 중국 기업이다. 알리바바그룹은 지난 4월 에이블리에 1000억원대의 신규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의 한국 진출을 알린 바 있다.
알리바바그룹은 에이블리에 이어 발란에도 수백억 원대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알리바바 측은 지난해부터 발란에 투자 관련 접촉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전략적투자자(SI)나 재무적투자자(FI) 등 투자 방식을 모두 열어 둔 상태로, 발란이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 글로벌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단 예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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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중국의 최대 민영기업 푸싱그룹은 최근 국내 뷰티·패션 스타트업 8곳을 상하이 본사로 초청하는 등 관계 구축에 나섰다. 중국 현지 기업과 VC가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큰 상태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벤처투자 플랫폼 더브이씨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투자자들은 국내 스타트업에 1206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전년도(1054억원)에 비해 20%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투자 분야도 게임·금융·바이오·푸드·제조·콘텐츠 등으로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중국 기업과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의 필요가 맞아떨어져 투자 사례가 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기업은 국내 플랫폼 스타트업 인수를 통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 시 고려사항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국 자본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입장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로 알리바바의 에이블리 투자 유치 소식이 들렸을 때도 앱 이용자들의 개인 정보가 해외로 반출될 수 있다는 걱정이 나왔다. 최근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한 차례 커진 탓이다.
한 벤처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진출 경로를 찾는 것이 최근 스타트업들의 공통적인 고민인 만큼 중국 기업의 투자를 마다하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