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지난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우리사주를 배정받은 기업 직원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 덕에 높은 평가차익을 얻은데다 이제 보호예수 기간도 끝나 언제든 주식을 내다팔아 이익을 실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IPO한 5개 기업 주가가 모두 공모가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들의 우리사주 평균 수익률은 194%로 시장 평균 수익률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상장 당시 직원들이 배정받는 우리사주는 공모가격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모두 수익이 난 상황이다.
우리사주 평가차익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정보인증(053300) 직원들이다. 지난해 2월 상장한 한국정보인증은 상장전 전체 공모물량의 10%에 해당하는 486만주를 우리사주에 배정했다. 상장 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오던 한국정보인증은 올초부터 주가가 급등했다. 핀테크 관련주로 지목되면서 지난 4월 22일엔 신고가(1만55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이후 주가가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현재 주가 대비 수익률은 402.2%로 여전히 높다. 상장 당시 1000주를 우리사주에 투자한 직원은 현재 우리사주 가치가 5000만원으로 불어난 셈이다.
작년 5월 19일 유가증권 시장에 발을 들여 놓은 BGF리테일(027410) 직원들도 우리사주로 대박을 내고 있다. 공모가가 4만1000원으로 형성됐던 BGF리테일은 호실적이 이어지며 이날 기준 16만4500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기준 수익률은 300%에 달한다. BGF리테일은 지난해 5월 상장 당시 616만30주를 일반공모로 배정했으며 이중 최대 공모물량 기준선인 20%에 해당하는 123만2006주를 우리사주로 배정했다.
지난해 2월에 상장한 인터파크(108790)(구 인터파크INT)와 오이솔루션(138080)도 각각 공모가대비 185.7%, 79.0% 올라 우리사주를 들고 있는 직원들에게 짭짤한 수익을 안기고 있다. 이들의 상장 당시 우리사주 배정 물량은 각각 68만707주(일반공모 주식의 10%), 10만주(일반공모 주식의 12.9%)다.
이 시기에 우리사주를 받은 한 업체 직원은 “주가가 많이 올랐으니 팔겠다는 동료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회사가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해 조금 더 보유하고 있을 생각”이라고 귀뜸했다.
이처럼 직원들이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는 반면 회사측은 예상보다 빨리 올라간 주가가 고민거리다. 우리사주 배정 기준은 회사마다 상이하지만 근속연수와 성과 등에 비중을 두고 배정한 상장사들은 우수한 성과를 보여줬던 직원들이 락업이 풀리자 우리사주를 팔고 이직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한 상장사 IR 담당자는 “주가가 많이 뛰다 보니 기다렸다는 듯 보호예수가 풀림과 동시에 우리사주를 팔고 회사를 나간 직원이 있다”며 “주가 상승으로 인력 이탈 문제가 생길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