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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논문에서 2010년대 이후를 중심으로 한국 대중가요가 해외에서 K-팝으로 수용되기 시작한 양상에 주목했다. 한국 대중가요 수용 양상이 국내·해외가 다르다는 점에 착안해 원인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가사 유형이 다르다는 점을 밝혀냈다.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대중가요는 주로 ‘스토리형 가사’를 강조하는 데 반해 해외에서 팬덤을 형성하는 K-팝은 ‘키워드형 가사’가 중심이 된다는 것이다. 해외에서 유행하는 K-팝은 반복되는 어구와 후렴구 등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논문은 나아가 가사와 곡의 구조인 송폼을 연계해 장르마다 곡 구조의 설정과 설계가 다르며 송폼에 따라 가사의 서사 내용을 구분하여 구조의 패턴을 파악한다고 주장했다. 한국 대중가요의 키워드와 서사구조를 송폼과 연계하여 분석해 이들의 유기적 상관관계를 밝힌 것이다. 가사가 서사를 담당한다면 송폼은 수용자의 몰입과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기술적 형식으로 이를 통해 대중가요의 소통 양상을 예측할 수 있고 인기곡이 지닌 반복적 패턴을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씨의 박사과정을 지도한 임대근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주임교수는 “이 연구는 한국 대중가요의 역사를 독창적인 관점에서 정리하고 오늘날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K-팝의 팬덤과 그들의 감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요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2015년 동 대학원에서 ‘2000년대 힙합댄스 그룹 ‘거북이’의 활동 양상 연구’로 문화콘텐츠학 석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이씨는 “박사논문을 쓰는 과정이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일, 육아, 공부를 병행하면서 이 과정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힘이 든 만큼 행복했고 늦게 시작한 학업의 여정에서 최고의 성취감을 맛봤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