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서울YMCA 시민중계실, 소비자시민모임,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한국소비자연맹 등은 28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소재 메타 국내 대리인(개인정보보호 책임자) 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 대리인을 두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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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 단체들은 메타의 지배적 지위를 악용한 동의 강요 행위를 비판하며 위법적인 개인정보 처리를 시정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선택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과 수집·이용 목적을 넘어 지나치게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메타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개편하면서, 지난달부터 개인정보 수집·이용과 관련된 6개 항목에 대해 이용자들이 동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분석, 맞춤형 광고를 위한 개인정보를 필수로 수집하겠다는 건데, 모든 항목에 필수 동의하지 않으면 계정을 이용할 수 없게 만들어 논란에 휩싸였다.
최호웅 민변 디지털정보위원회 변호사는 “메타의 이번 조치는 이용자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도 않은 개인정보를 광범위하게 제공하도록 강제한다”며 “최소 정보 수집의 원칙을 위배될 뿐 아니라, 본질적인 서비스 제공에 필요하지 않은 정보를 조건으로 동의하도록 하는 것을 금지한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용자들이 그 동안 쌓아놓은 게시물 때문에 원치않는 동의를 할 가능성도 있다며 “페이스북 안에는 이용자들의 인생이 오롯이 담겨 있어 (이용자들이)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을 메타도 알고 있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김민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서비스의 본질적인 기능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정보만을 수집하고, 추가적인 개인정보를 요구할 때는 ‘옵트 아웃’이 아니라 ‘옵트 인’ 방식으로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도 촉구했다. 정지연 사무총장은 “공정위는 메타의 시장 지배적 사업자 지위 남용·불공정 행위에 대해 검토하고, 지난해 추진하다 중단된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의 온라인 맞춤형 광오의 소비자 선택권 제한 관련 근거 조항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직후 맞춤형 광고에 대한 선택권 등 요구 사항을 담은 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메타 국내 대리인 사무소를 찾았지만, 부재 중이라 우편함에 서한을 넣었다. 메타 국내 대리인에게 면담도 요청했다.
한편, 메타는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감소했다. 메타는 27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2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1% 감소한 288억22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36% 급감했다.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광고 수익 하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