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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에서 총 7만 1000대 전기차가 판매됐다. 전기차 판매 규모로 따지면 전 세계 7위 수준이다. 올해 국내에 판매된 신차 중 전기차 비율은 5.5%에 이른다. 이는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된 유럽을 제외한 국가 중 중국(9.4%) 다음으로 높다. 미국(2.3%)과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주요 전기차시장으로 떠오른 국내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신차를 출시하고 있다. 수입차업체들은 전기차가 외관과 실내 디자인 측면에서 내연기관차보다 좀 더 자유로운 적용이 가능한 만큼 각사의 고유 정체성을 담은 디자인을 선보여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이달 5일까지 진행한 ‘2021 서울모빌리티쇼’ 행사에서 ‘더 뉴 EQS’를 선보였다. 더 뉴 EQS는 벤츠 전기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스-EQ가 처음 선보인 럭셔리 전기 세단이다. 국내 시장에는 ‘더 뉴 EQS 450+ AMG 라인’(EQS 450+ AMG Line) 차량을 먼저 출시한다. 이 차량은 벤츠가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다.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는 확장성과 유연성을 갖춰 휠베이스와 배터리를 비롯한 모든 시스템 요소를 가변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하나의 활과 같은 원-보우(one-bow) 라인과 전면 사이드미러 인근에 있는 A-필러(자동차 지붕과 하부를 연결하는 기둥)를 전진시키고 뒷문 끝 부분에 있는 C-필러를 뒤에 위치하도록 하는 설계인 캡-포워드(cab-forward) 패스트백 스타일을 적용해 기존 내연기관 모델과 외관 디자인을 차별화했다. 실내는 전체 계기반 패널이 하나의 와이드 스크린이 되는 MBUX하이퍼 스크린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64가지 색상 조명으로 원하는 스타일과 분위기를 연출하는 액티브 앰비언트 라이트는 실내 전체 시각적 완성도를 높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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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도 i3 출시 이후 7년 만에 국내에 i브랜드를 선보였다. 플래그십 순수전기 모델인 더(THE) iX와 X3 기반의 순수전기 스포츠 액티비티 비히클(SAV) 뉴 iX3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샤이 테크(shy tech)개념의 새 미니멀리즘(단순함) 디자인이 가장 큰 특징이다. 샤이테크는 평소 이용자 눈에 띄지 않다가 필요할 때 나타나 기능을 제공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첨단 기능을 제공하는 동시에 차량의 디자인을 단순화시킴으로써 전기차의 고급감을 강화하는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iX는 극도로 얇게 디자인한 BMW레이저라이트와 리어라이트가 장착돼 스포티한 감각을 극대화했다. 수직형 키드니 그릴이 강렬한 인상을 더해준다. 키드니 그릴도 샤이 테크를 반영해 카메라, 레이더와 각종 센서가 통합돼 지능형 패널 역할을 한다. 실내는 프리미엄 라운지를 연상시키도록 디자인했다. 운전석에는 BMW 그룹 최초로 육각형 스티어링 휠(핸들)을 탑재해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실내에도 시트에 내장된 입체 스피커와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통합된 BMW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샤이 테크 콘셉트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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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출시될 모델로는 ‘폴스타2’가 유력하다. 폴스타2는 독일 국제 시상식인 ‘레드닷 디자인 어워즈’에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 상을 받은 모델이다. 폴스타2는 ‘토르의 망치’로 표현되는 북유럽 스칸디나비안 형식의 전면램프가 돋보인다. 전면램프는 센서가 작동해 안전한 주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288개 발광다이오드(LED)로 밝기가 조절된다. 차폭 전체를 가로지르는 미래 지향적인 후면램프, 폴스타 엠블럼이 루프에 투영되는 마감에서도 폴스타의 디자인 지향점을 엿볼 수 있다.
재활용 페트병을 가공한 3차원(3D) 니트 소재와 재활용 코르크 비닐로 만든 머리 받침대, 버려진 어망으로 만든 카페트 등 지속가능한 친환경 소재 사용을 대폭 확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만큼 럭셔리 전기차 시장도 형성되고 있다”며 “럭셔리 전기차 시장에서는 각 브랜드가 고유의 정체성을 내세운 디자인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