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아 시장 침체의 골이 깊었던 경기도 남양주 별내지구와 파주 운정신도시, 인천 청라지구 등지에서는 최근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이 일년 새 최고 80%나 치솟았다. 전셋값에 부담을 느껴 아예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가 늘면서 집값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서울에서 밀려난 전세난민들이 수도권 외곽지역에 ‘풍선효과’(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오르는 현상)를 일으키면서 전셋값은 물론 집값까지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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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114 통계를 보면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서울·수도권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아파트는 남양주시 별내동 ‘KCC스위첸’ 전용 99㎡형과 ‘별내더샵’ 전용 101㎡형, ‘하우스토리’ 전용 104㎡형 등 3곳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5~7월 입주한 단지들로, 전셋값이 올해 초 1억4000만원선에서 2억5000만원으로 무려 78.6%(1억1000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32%에서 58%로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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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별내동 평균 전셋값은 지난 1월 3.3㎡당 402만원선이었지만, 이달 현재 597만원으로 서울 전셋값 상승률(9.5%)의 5배가 넘는 48.5%나 뛰었다. 같은 기간 평균 매매가는 3.3㎡당 1102만원에서 1122만원으로 1.8%가량 올랐다.
파주 운정신도시 아파트 전셋값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운정신도시에 속한 파주시 목동동 ‘해솔마을1단지두산위브’(2010년 4월 입주) 전용 85㎡형 전셋값은 2억2500만원 선으로 올 들어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인근 토마토공인 관계자는 “서울에서 몰려든 세입자들 덕분에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집주인들이 입주 초기 대출금을 대부분 갚았다”며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가 이뤄지면서 집값도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운정신도시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 1월 3.3㎡당 346만원에서 이달 현재 485만원으로 40.2%가 올랐다. 같은 기간 평균 매매가는 828만원에서 842만원으로 1.7% 상승했다.
인천 청라지구도 마찬가지다. ‘청라한화꿈에그린’ 아파트 전용 113㎡형 전셋값은 1억8000만원 선으로 지난 1월(1억1000만원 선)보다 63.6% 올랐다. 이 단지가 속한 인천 경서동 아파트 매매가격도 3.3㎡당 평균 1002만원으로 올 들어 5.5% 상승했다. 이 지역 아파트값이 3.3㎡당 1000만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근 청라호반공인 관계자는 “전세 물건을 찾아 서울에서 몰려든 세입자들이 빈집을 모두 채우면서 전세는 물론 매매가격도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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