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금리인상에 부동산경기가 얼어붙었고 PF 자금조달도 막혀 시행사들이 신규 사업을 검토하지 않고 있어서다. LH는 조건을 대폭 낮춰 3번째 공급 공고를 냈지만 입찰자가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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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LH 청약센터 및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충북 괴산미니복합타운 공동주택용지 A3·A4블록에 대한 1·2순위 공급 공고가 지난달 31일 올라왔다. 입찰 마감은 1순위의 경우 오는 11일, 2순위는 16일까지다.
충북 괴산미니복합타운 사업은 충북 괴산군 괴산읍 대사리 일대 20만3392㎡에 총 936억원을 들여 공동주택과 공공문화시설, 공원 등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오는 2024년 상주인구 3377명(1816가구)을 수용할 수 있는 LH임대주택 350가구, 분양주택 1431가구, 단독주택 35가구 등 대규모 주거단지를 조성한다. 공공주택 외에도 군립도서관, 반다비체육관, 국공립어린이집 등 공공문화시설이 들어선다.
이번에 공고가 나온 A3·A4블록 용도지역은 제2종 일반주거지역이다. 건폐율, 용적률은 각각 60% 이하, 170% 이하다. 최고 20층 이하 건물을 지을 수 있다. 건축가능일은 내년 8월 31일, 토지사용가능시기(예정)는 2025년 10월 31일이다.
해당 부지에 대한 공급 공고가 나온 것은 올 들어 3번째다. 지난 6월 8일 처음 공고가 올라왔지만 아무도 입찰에 들어오지 않아서 계속 조건을 완화하며 입찰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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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순위는 2순위보다 입찰에서 우선순위가 있다. 대신 1순위는 공고일(2022년 6월 7일) 기준 다음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최근 3년간 300가구 이상 주택건설실적이 있는 자 △시공능력이 있는 자 △주택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주택건설사업자로 등록한 자 △최근 3년간 영업정지 및 등록말소, 과징금 부과 처분사실 등이 없는 자 등이다.
반면 2순위는 이런 조건이 없다. 공고일 기준 주택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주택건설사업자로 등록한 상태면 된다.
당시 A3블록의 공급가격은 142억3170만원, 대금납부조건은 ‘3년 분할 유이자’였다. 계약금 10%를 낸 후 나머지 잔금 90%를 매 6개월마다 6회 균등 분할납부하면 된다. 할부이자는 연 2.3%였다.
뿐만 아니라 ‘사전청약’ 조건도 있었다. 사전청약은 아파트 착공 시 분양을 진행하는 일반청약(본청약)보다 2~3년 앞당겨 주택을 공급하는 청약제도를 말한다.
공고문을 보면 “해당 사업지구는 사전청약제도 대상지구로서 매수인은 계약일로부터 6개월 이내 사전청약을 실시해야 한다”고 기재돼 있다.
사전청약으로 공급해야 하는 물량은 택지매각 공고 시 총 세대수(모집공고 전 이주자주택 등 우선공급 배정 호수 제외)의 85% 이상이다.
◇ “PF·사업성 우려에 입찰자 들어올지 불확실”
하지만 한 달 남짓 지난 7월 26일 LH 청약센터에는 A3·A4블록에 대한 일괄매각 공급 공고가 다시 올라왔다. 입찰자가 없어서다.
공급가격은 1·2순위 모두 △A3블록 142억3170만원 △A4블록 115억4170만원이다. 대금납부조건은 ‘1년 거치 3년 유이자 분할납부’(6개월 간격)로 완화됐다. 사전청약 조건은 여전히 있었다. 접수 마감은 1순위 8월 5일, 2순위 8월 8일까지였다.
그런데 2개월 남짓 지난 지난달 31일 다시 3번째 공급 공고가 올라왔다. 공급가격은 동일했지만 대금납부조건이 ‘5년 무이자 분할납부’(6개월 간격)로 대폭 완화됐다. 사전청약 조건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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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관계자는 “이전에는 문의가 없었는데, 5년 무이자 분할납부 혜택을 내건 후부터 전화문의가 많이 온다”며 “대금납부 조건을 최대한 풀어준 것이기 때문에, 2순위 모집 후에도 입찰자가 안 들어오면 수의계약으로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수의계약이란 경쟁계약을 하지 않고 임의로 적당한 상대자를 선정해서 체결하는 계약을 말한다. 국가·지방자치단체 등이 체결하는 모든 계약은 경쟁계약 방식을 취하는 것이 원칙인데 수의계약은 그 예외가 된다.
◇ 미분양 우려 고조…입찰 성공여부 불확실
하지만 이번에도 입찰자가 들어올지는 불확실하다. 지방 부동산경기 악화로 미분양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충북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 8월 8일부터 13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10월 5주(10월31일 기준) 충북지역 매매가격지수는 전주보다 0.15% 하락했다.
설상가상으로 은행들이 부동산 PF도 중단한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PF 대출 심사를 사실상 중단했다.
제1금융권이 PF 대출을 중단하자 제2금융권인 증권사, 캐피털사는 신규 대출 및 연장 조건으로 연 10~20%의 고금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한국은행은 오는 24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연 3.75~4%로 올리면서 국내 기준금리인 연 3.00%와 격차가 1.00%포인트(p) 벌어졌기 때문이다.
건축비도 올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본형건축비를 고시한 후 고강도 철근, 레미콘, 창호유리, 강화합판 마루, 알루미늄 거푸집 등 주요 건설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자재가격 상승률을 보면 합판 거푸집(12.83%)이 두자릿수 올랐고, 전력케이블(3.8%)과 창호유리(0.82%) 등도 일제히 가격이 인상됐다. 건축목공(5.36%), 형틀목공(4.93%), 콘크리트공(2.95%) 등 노무비도 올랐다.
이처럼 이자비용, 건축비가 오르면 당초 계획보다 사업성이 낮아지게 된다. 이에 따라 A3블록, A4블록에 입찰자가 들어올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들어 1금융권에서 PF 대출을 실행한 사례가 거의 없다”며 “연 10~20% 금리에 대출받을 바엔 공사를 안 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행사들은 신규부지 검토를 거의 안 하는 분위기”라며 “아무리 LH가 공급하는 택지여도 사업성이 없으면 쉽게 입찰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