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스타일 카니발, 팰리세이드 왕좌 위협할까

남현수 기자I 2020.07.20 13:24:03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기아자동차가 4세대 카니발의 내·외장 디자인을 7월 초 공개했다. 15일부터 사전 계약에 들어가 8월 중순쯤 고객 인도를 시작한다. 이미 대기 계약이 1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다.

바뀐 외관 디자인은 'SUV스럽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기존 카니발은 보닛과 A필러가 완만하게 연결된 원박스 스타일의 전형적인 미니밴이다. 4세대 카니발은 보닛과 A필러 사이에 각을 세워 SUV와 같은 투박스 스타일로 위장했다.

후면부 디자인은 링컨 대형 SUV 내비게이터를 닮았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SUV 인기가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미니밴 시장이 큰폭으로 감소한 것을 만회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신 기대했던 4륜구동 모델은 아쉽게도 이번에도 등장하지 않았다.

2018년 12월 출시된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는 대형 SUV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3열을 갖춘데다 통로로 앞뒤 이동이 가능해 기존 미니밴 수요를 대체하기도 한다. 더불어 4륜구동과 높은 지상고 덕분에 거친 노면을 주행할 수도 있는 장점이 있다. 지난달에는 연식 변경 모델을 공개하며 편의장비를 대폭 강화했다. 가격과 편의·안전장비 구성을 고려했을 때 국내 시장엔 맞수가 없다는 평가다. 4세대 카니발이 출시되면 팰리세이드와 직접적인 경쟁이 가능 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니발은 4세대 모델을 출시하면 차량의 크기를 키웠다. 전장과 휠베이스가 각각 40mm, 30mm씩 길어진데다, 전폭도 10mm 키웠다. 전장 5155mm, 전폭 1995mm, 전고 1740mm, 휠베이스 3090mm다. 팰리세이드보다 전고만 10mm 낮을 뿐 모든 부분에서 월등히 크다. 특히 실내 공간을 좌지우지하는 휠베이스가 190mm가 더 길다. 팰리세이드의 3열은 쓸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대형 SUV 중에서다. 미니밴 콘셉트로 나온 카니발과는 비교 불가다. 카니발은 3열까지 온전히 사용하고도 넉넉한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팰리세이드는 3열을 펼치면 사실상 적재공간을 활용하기 어렵다.

2열을 위한 편의장비도 넘사벽(?)이다. 팰리세이드는 6인승 모델을 선택하면 2열이 캡틴 시트로 구성된다. 열선 기능은 물론 통풍까지 지원한다. 가장 높은 트림인 VIP를 선택하면 2열을 위한 2대의 모니터와, 공기청정기 냉온장 컵홀더, 무선충전기 등이 적용된다.

카니발은 ‘아빠들의 드림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2열 편의장비가 플래그십 세단 부럽지 않다. 버튼을 누르면 허리에 부담이 최소화되는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가 적용됐다. 등받이 각도 조절 역시 전동이다. 허벅지 받침까지 있어 장거리 여행에 최적화됐다. 다만, 2열의 앞뒤와 좌우 슬라이딩은 수동으로 지원한다. 카니발 역시 2열을 위한 별도의 모니터를 마련했다. 아이들의 사용빈도 많은 만큼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핑크퐁’ 캐릭터를 활용한 ‘키즈테마’를 마련했다.

팰리세이드보다 저렴한 가격 역시 카니발의 장점이다. 4세대 모델이 출시되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2천만원 후반 혹은 3천만원 초반부터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쓸만한 옵션을 구성하면 3천만원 후반에서 4천만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다. 반면, 팰리세이드는 가성비 SUV로 꼽히는데도 불구하고 3천만원대 중후반부터 구매할 수 있다. 대다수의 소비자는 4천만원 초반 모델의 구매 비율이 가장 높다. 카니발의 장점은 저렴하면서도 큰 크기와 풍부한 편의안전사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팰리세이드는 올해 상반기에만 3만1029대를 팔아 치웠다. 현대차 SUV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이다. 같은 기간 카니발은 1만7331대 파는데 그쳤다. 월평균 2889대씩 판 꼴이다. 세대 교체를 앞두고 있어 판매량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월평균 5천대 이상 판매했다. 4세대 모델이 출시되면 월 6천대 이상 판매는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SUV와 미니밴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기존 미니밴 고객이 SUV를 선택하고, SUV의 고객이 미니밴으로 넘어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카니발이 SUV로 변신한 데는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 가장 큰 이유다. 미국에서 SUV와 픽업트럭의 인기가 대단한다. 미니밴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카니발을 SUV 스타일로 변신을 꾀한 기아차의 노림수가 제대로 통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