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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8조7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4.8%(4000억원) 늘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2011년(10조3000억원)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국내 은행은 지난해 13조80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2011년(14조5000억원) 이후 가장 많은 돈을 벌었다. 하지만 지금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실적이 작년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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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비이자 이익도 3조6000억원으로 17.2%(5000억원) 늘었다. 최근 시장 금리 하락으로 은행이 보유한 채권 등 유가 증권의 매매·평가 이익이 증가한 영향이다. 채권은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여 금리 하락기에 보유 기관의 이익이 커지는 속성이 있다.
반면 은행의 판매·관리비(11조3000억원)와 대손 비용(1조3000억원)도 각각 8.9%, 22.3% 증가했다. 명예 퇴직에 따른 인건비 증가, 작년 상반기에 은행이 떼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비용 처리한 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데 따른 기저 효과 등이 반영됐다.
은행의 순이익은 이자 이익에 비(非)이자 이익을 더한 총이익에서 회사의 판매·관리비와 떼일 가능성 있는 돈을 미리 비용 처리한 충당금 전입액을 뺀 후 영업 외 손익, 법인세 비용 등을 반영해 계산한다. 상반기 은행의 영업 외 손익은 KDB산업은행의 자회사 투자 지분 손실 등으로 3000억원 적자를 냈고, 법인세는 2조6000억원으로 5000억원 줄었다. 은행의 이익 증가에도 법인세 비용이 줄어든 것은 과거에 발생한 법인세 감면액을 올 상반기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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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은행의 수익성 지표는 나빠지고 있다. 상반기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61%로 0.06%포인트 하락했다. 순이자마진은 은행의 이자 수익에서 이자 비용을 뺀 값을 전체 이자 수익 자산으로 나눈 것으로, 이 수치가 내려갔다는 것은 같은 돈을 굴려 과거보다 더 적은 이자 수익을 올렸다는 의미다. 최근 시장 금리 인하로 대출 금리가 내리며 은행의 예대 금리 차이(대출 이자율-예금 이자율)가 과거보다 축소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0.67%, 8.64%를 기록하며 1년 전보다 각각 0.02%포인트, 0.21%포인트 내렸다. 총자산순이익률은 당기순이익을 총자산으로, 자기자본순이익률은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두 수치가 모두 하락한 것은 은행의 순이익이 증가하는 속도가 자산과 자본의 증가세보다 더뎌서다. 은행의 덩치가 커지고 있지만, 수익성은 예전만 못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