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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비시 승소까지 73년' 김성주 할머니 “고통 속 살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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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현 기자I 2018.11.29 14:07:46

김 할머니 “정신대 이유로 비난받아…미쓰비시 사죄해야”
강제징용 유족 측 “늦게 난 판결 아쉬워…정부 적극 나서줘야”
대법, 미쓰비시 강제징용·정신근로대 피해자 배상 확정판결

미쓰비시중공업 강제동원 피해자 손배소 대법원 판결을 앞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강제동원 피해자 김성주 할머니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누가 뒤에 따라오는 것 같아서 무서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런 고통을 받고 세상을 살아왔는데 저희를 위해서 모든 노고를 아끼지 않은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29일 대법원에서 미쓰비시 중공업으로부터 강제징용과 근로정신대 피해에 대한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김성주(87) 할머니는 이렇게 소감을 전하면서도 울먹이며 말을 잘 잇지 못했다.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등은 이날 대법원 판결선고 후 서울지방변호사회 5층 정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제강점기 미쓰비시에 의해 근로정신대에 동원된 김 할머니는 이 자리에서 힘겹게 책상에 있는 마이크를 잡은 뒤 연신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이어갔다.

수십 년간을 고통 속에서 살아온 김 할머니는 “일본에 갔다 왔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많이 맞았다. 노인정에 가면 정신대라는 이유로 손가락질을 받았다. 딸들이 나 때문에 얼굴을 못 들고 다닐 때가 많았다”며 울분을 토해냈다. 이어 “일본과 미쓰비시는 한국 미쓰비시 정신대 사람들에게 사죄하고 보상해주기를 즉각 바란다”고 말했다.

미쓰비시에 징용공으로 강제징용된 고(故) 박창화씨 유족인 박모씨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배상책임이 난 것에 대해 만족한다면서도 늦은 판결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씨는 “아버지가 2001년 2월 돌아가시고 내가 변호사와 상의한 뒤 소송을 승계했고 17년 만에 이런 결과를 보게 됐다”면서도 “소송을 제기한 다섯 분 중 한 명이라도 살아계셔서 이 결과를 보면 좋았을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씨는 한국 정부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미쓰비시 보상도 중요하지만 우선 한국 정부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피해자와 같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피해자의 소송을 대리한 이상갑 변호사도 “근로정신대 할머니가 처음 소송을 제기한 것이 2000년 5월인데 최종 판결이 나기까지 18년이 넘는 시간이 걸린 것에 대해 의문이 있었는데 최근에 밝혀진 게 소위 재판거래 때문이었다”며 “대법원은 주문과는 별도로 입장을 밝혔어야 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소송 승리는 오로지 피해자들의 노력만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확정판결 이후에도 보상을 받는 문제를 피해자들에게만 맡기지 말고 정부와 외교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조재연 대법관)는 이날 오전 미쓰비시 강제징용 피해자 정창희(95) 할아버지 등이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87) 할머니 등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각각 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일본 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불법적인 식민지배 및 침략전쟁의 수행과 직결된 일본 기업의 반인도적인 불법행위를 전제로 하는 강제동원 피해자의 일본 기업에 대한 위자료청구권”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한일 간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지난달 30일 전원합의체 판결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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