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위권 내 건설사, 법정관리·워크아웃 14곳 진행
6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순위 100위권내 건설사 가운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진행 중인 곳은 총 14곳이다. 이 중 M&A시장에 극동건설과 동부건설 등이 매물로 나와 있고 남광토건도 매각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STX건설과 100위권 밖인 성우종합건설이 새롭게 매물로 나왔다.
현재로서 이들은 시장에서 퇴출보다 M&A를 통한 회생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부동산시장이 호조로 호반건설과 부영 등 주택사업 외적인 부분에서 몸집을 키우려는 중견 건설사들과 부동산개발 시행 업무 외에 영역을 넓히려는 부동산 개발회사(디벨로퍼)들이 큰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건설사 규모에 따라 수요층이 나뉜다는 점은 M&A에 긍정적인 요소다.
IB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이 되는 중견 건설사나 외국계 국부펀드들은 동부건설 등 덩치가 큰 매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디벨로퍼들은 주로 몸집이 작은 건설사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때문에 매물이 많이 나와 시장이 과잉 공급이더라도 가격만 맞는다면 매물이 어느정도 소화가 되는 측면이 있다”며 “매수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아진 셈이고 매도자 입장에서는 경쟁력만 있다면 충분히 매각에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해 초 인수합병에 성공한 건설사들의 사례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시공능력순위 20위인 쌍용건설은 두바이투자청(ICD), 86위인 건영(옛 LIG건설)과 96위인 동양건설산업은 각각 디벨로퍼인 현승디엔씨와 EG건설에 매각됐다. 쌍용건설은 뛰어난 해외수주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동양건설과 LIG건설은 각각 ‘파라곤’과 ‘리가’이라는 대중적인 주택 브랜드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대기업 계열· 토목사업 등 경쟁력 갖춰
최근 매물로 나온 성우종합건설과 STX건설도 이에 못지 않은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성우종합건설은 KCC건설과 함께 범(凡)현대가 건설사 가운데 하나다. 모회사인 현대시멘트의 정몽선 회장은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조카다. `성우오스타`라는 주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고 한 때 40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기록했지만 2010년 시공을 맡았던 양재동 복합유통시설(파이시티) 건설사업이 중단되면서 재무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STX그룹 계열사인 STX건설은 주택사업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수 있는 관급 공사 등 토목 비중이 큰데다 ‘STX칸(KAN)’이라는 주택 브랜드도 보유하고 있다. 또 세 차례의 감자와 두 차례에 걸친 출자전환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경영개선에 나선 결과,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94.7% 증가한 588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4430억원에서 140억원으로 급감했다. 이 회사의 매각 가격은 동양건설산업과 비슷한 1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또다른 IB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건설사들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을 통해 대다수 우발채무(빚)를 해소했기 때문에 인수자 입장에서 부담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결국 매각가격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건설업이 경기를 많이 타는 산업인데다 2017~2018년 주택 공급 과잉 우려 등 산업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은 매각 성사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