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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가전매장에 ‘AI집’ 들인 LG…매장 매출 20%↑[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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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민 기자I 2026.09.10 10: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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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2026]
22평 매장에 주방·거실·다용도실 구현
씽큐·호미 연결해 ‘생활 속 AI홈’ 시연
리모델링 후 매출 전년比 20% 이상 증가
LG, 유럽서 ‘공간 솔루션’ 매장 확대 검토

[로테르담(네덜란드)=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지금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품이 쭉 나열돼 있으면 재미가 없어요. 제품은 결국 집에 가서 쓰이는 만큼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미디어마크트 테크 빌리지’ LG전자 매장에 세탁기·건조기와 스타일러가 실제 가정처럼 배치돼 있다. (사진=송재민 기자)
네덜란드 로테르담 ‘미디어마크트 테크 빌리지’ LG전자 매장에 세탁기·건조기와 스타일러가 실제 가정처럼 배치돼 있다. (사진=송재민 기자)
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중심가의 ‘미디어마크트 테크 빌리지 로테르담’. 이은영 LG전자 베네룩스법인 B2C 마케팅 팀장의 설명을 따라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냉장고와 세탁기가 일렬로 늘어선 익숙한 가전매장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주방과 거실, 다용도실을 갖춘 실제 ‘집’ 한 채가 매장 한가운데 들어서 있었다.

약 73㎡(22평) 규모 공간에는 냉장고와 세탁기뿐 아니라 오븐·인덕션·식기세척기·에어컨 등이 실제 유럽 가정에서 사용하는 모습 그대로 배치됐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기존 약 28㎡(8평)였던 매장을 3배 가까이 넓히면서 제품 진열 공간을 생활 공간으로 전면 개편했다. ‘테크 빌리지 로테르담’에 입점한 10여개 브랜드 가운데 주방·거실·다용도실까지 실제 가정 환경을 구현한 곳은 LG전자가 유일하다.

제이 로머스 LG전자 베네룩스법인 마케팅 매니저가 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미디어마크트 테크 빌리지’에서 LG전자의 AI홈과 공간 솔루션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송재민 기자)
제이 로머스 LG전자 베네룩스법인 마케팅 매니저가 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미디어마크트 테크 빌리지’에서 LG전자의 AI홈과 공간 솔루션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송재민 기자)
세탁 끝나자 거실 불 켜지고, 창문 여니 에어컨 ‘뚝’

이곳의 핵심은 단순히 제품을 집처럼 배치한 데 그치지 않는다. 실제 가정에서 인공지능(AI) 가전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지를 눈앞에서 보여주는 ‘AI홈 체험장’에 가깝다.

현장에서 제이 로머스 LG전자 베네룩스법인 마케팅 매니저가 세탁기를 작동시키자 LG AI홈 플랫폼 ‘씽큐(ThinQ)’와 스마트홈 플랫폼 ‘호미(Homey)’를 통해 집 안의 다른 기기들이 연동됐다. 씽큐가 LG 가전을 연결·제어한다면, 호미는 씽큐와 연동해 호환되는 조명·센서 등 타사 기기까지 연결 범위를 넓혀 작동시키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예컨대 가정용 배터리가 충분히 충전됐거나 전기요금이 낮아지는 시간에 맞춰 세탁기를 작동시키고, 세탁이 끝나면 거실 조명이나 알림음을 통해 사용자에게 이를 알려주는 식이다.

창문을 열자 또 다른 변화가 나타났다. 창문 센서가 이를 감지하자 작동 중이던 에어컨이 자동으로 멈췄다. 사용자가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열어 조작하지 않아도 불필요하게 실외를 냉방하는 상황을 막는 것이다. 냉장고와 에어컨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냉각 시점을 조절해 순간적인 전력 사용량을 낮추는 시연도 이어졌다.

이은영 팀장은 “AI를 이야기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현실 생활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호미와 씽큐를 연계해 소비자의 실생활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시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미디어마크트 테크 빌리지’에 마련된 LG전자 체험형 매장 전경. (사진=송재민 기자)
네덜란드 로테르담 ‘미디어마크트 테크 빌리지’에 마련된 LG전자 체험형 매장 전경. (사진=송재민 기자)
네덜란드는 이 같은 전략을 시험하기에 적합한 시장이라는 게 LG전자의 판단이다. 국토가 좁고 주거비가 높아 상대적으로 집이 작은 데다 에너지 비용과 공간 효율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높다. 네덜란드 가구 약 3곳 중 1곳에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어 자체 생산한 전력을 언제, 어떻게 사용할지도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로머스 매니저는 “온라인에서는 제품의 사양과 가격을 비교할 수 있지만 제품을 경험할 수는 없다”며 “이곳에서는 소비자가 제품이 실제 거실이나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집처럼’ 바꾸자 매출 20%↑…유럽 확대 검토

오프라인 매장을 굳이 ‘집’처럼 바꾼 전략은 실제 판매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리모델링 이후 올해 상반기 이 매장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현재 네덜란드 내 LG전자 오프라인 매장 가운데서도 최상위권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단순히 매장을 넓힌 효과만은 아니라는 게 LG 측 설명이다. 냉장고나 세탁기 한 대씩을 따로 보는 대신 실제 집 안에서 여러 가전이 함께 작동하는 모습을 경험하면서 고효율 가전을 패키지로 구매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이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미디어마크트 테크 빌리지’ LG전자 매장에 AI 세탁 기능을 소개하는 현지 광고물이 설치돼 있다. (사진=송재민 기자)
네덜란드 로테르담 ‘미디어마크트 테크 빌리지’ LG전자 매장에 AI 세탁 기능을 소개하는 현지 광고물이 설치돼 있다. (사진=송재민 기자)
특히 온라인 구매가 일상화된 유럽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다. 로머스 매니저는 “대부분의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쇼핑하지만 그곳에서는 기능과 가격을 비교할 뿐 제품을 경험하지는 못한다”며 “그래서 소비자가 제품이 자신의 생활 속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직접 볼 수 있는 공간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로테르담 매장의 성과를 토대로 이 같은 ‘공간 솔루션’형 매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품을 한 대씩 진열하고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효율 가전과 빌트인, AI홈을 하나의 생활 공간으로 묶어 제안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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