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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A. 애플은 2012년 5월부터 USB 라이트닝(Lightning) 커넥터 8핀 충전 방식을 써왔습니다. 당시 출시한 아이폰 5·아이팟 터치·아이팟 나노 7세대부터 적용해 지난달 내놓은 아이폰 14까지 이어집니다. 라이트닝 방식은 이전(30핀)보다 크기가 줄어 휴대성을 키웠고, 위아래 어느 쪽으로 꼽아도 충전되는 게 장점이었습니다.
출시 당시 보편적이던 USB 2.0 B 타입(5핀)과 비교해 우위를 가졌습니다. 무엇보다 B 타입은 종잇장 같은 내구성으로 사용자의 원성을 샀습니다. 커넥터가 휘어 접촉할 수 없거나, 포트도 잘 손상돼 접촉이 불량한 게 부지기수였습니다. 일정한 방향으로만 접촉할 수 있어 편의성도 떨어졌습니다. 라이트닝은 B 타입의 이런 단점을 극복했습니다.
반대로 라이트닝 방식은 속도에서 열위를 보였습니다. 라이트닝은 기기끼리 유선으로 연결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립니다. 무선으로 하면 될 일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유선을 사용하지 않는 것과 불편해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아울러 기기의 충전 속도도 속이 터졌습니다. 초기에는 아이패드를 충전하면서 사용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라는 불만이 돌았습니다.
그러는 새 USB가 B 타입(2.0)에서 C 타입(3.0)으로 진화(2015년)했습니다. 이로써 USB 충전기도 기존보다 내구성이 개선했습니다. 전송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그럼에도, 애플은 라이트닝 충전 방식을 고집했습니다. 3.0 기능을 반영해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데도 그러지 않아 불만을 낳았습니다. 애플 기기를 C 타입과 연결하는 커넥터를 출시하는 식으로 무마했습니다.
애플도 대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2018년 10월30일 출시한 아이패드 12.9형 프로 3세대와 11형 프로(1세대)에 C 타입 USB를 탑재했습니다. 애플 모바일 기기 가운데 처음입니다. 그럼에도, 지난달 나온 최신형 전자기기 아이폰 14는 여전히 라이트닝 충전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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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모든 기기에서 무선을 추구하는 지향도 꼽힙니다. 라이트닝에서 무선으로 넘어가면 중간에 C 타입으로 바꿀 필요가 없습니다. 불필요한 비용일 뿐입니다. 애플이 2012년 “라이트닝은 앞으로 10년을 위한 커넥터”라고 한 것도 참고할 만합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라이트닝 충전 방식을 독점한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기도 합니다. 독점은 수익과 비례합니다. 애플은 자사가 인증(MFi)한 액세서리 사용을 권유하는데, 이걸 인증하고 수익을 챙깁니다. EU가 전자기기의 충전방식을 C 타입으로 정한 것이 독점을 깨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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