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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번 연휴 때 반도체·바이오 등 미래사업 구상에 매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재판 일정이 없는 추석 연휴를 이용해 미국 신규 파운드리 공장 부지 선정과 모더나 본사 방문, 인수합병(M&A)기업 모색 등 경영 활동을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석방 신분으론 전자여행허가서(ESTA)로 미국 입국을 할 수 없는 만큼 별도의 단수비자 발급을 진행할 것으로 추측했다. 하지만 여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 부회장의 ‘취업제한 중 경영활동’에 반대하는 상황을 두고 상당한 부담을 느껴 결국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번 연휴에 공식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며 조용히 경영 구상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서초사옥이 아니더라도 자택이나 다른 곳에서 회의를 진행하는 등 조용히 경영 구상을 할 것으로 보인다”며 “눈에 띄는 공식 일정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가장 관심이 가는 건 수감 기간 미뤄왔던 미국 신규 파운드리 제2공장 신설 공장 부지 확정 여부다. 삼성전자는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공장을 짓기 위해 세제 혜택, 인프라, 가동 안정성 등을 조건을 따져볼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 최근 유력한 후보지 중 하나인 미국 텍사스주 윌리엄슨 카운티 산하 테일러시가 삼성 반도체 공장을 현지에 유치하기 위해 재산세 환급 등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승인해 눈길을 끈다.
삼성과 윌리엄스 카운티가 맺은 합의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6년까지 최소 600만 평방피트(0.5㎢) 규모의 반도체 공장 신설을 건설하고 정규직 일자리 1800개를 제공해야 한다. 이 조건으로 카운티는 삼성이 처음 10년 동안 납부한 재산세의 90%를 환급하고 그다음 10년간 85%를 돌려준다. 테일러시와 윌리엄슨 카운티의 세제 혜택과 별도로 삼성은 7월 테일러시 교육구에도 세금 감면안을 신청했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교육구는 삼성에 향후 10년간 3억1400만달러(3670억원)의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테일러시는 미국 제1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오스틴시와 40㎞거리에 있어 지역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또 테일러시는 기존 오스틴 인프라를 이용하는 동시에 올해 초 발생한 단전, 단수 우려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엔 이미 국내외 반도체 협력사들이 몰려 있어 공급망도 갖춰져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테일러시에 제2파운드리 공장을 확정짓는 다면 3나노미터(nm·1억분의 1m)급 차세대 반도체 공정의 본거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텍사스시그널 등 지역 언론은 “윌리엄슨 카운티 결의안에 따라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진보된 기술(most advanced technology in the semiconductor industry)’을 통합할 것이며 3나노 팹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수요에 따라 공급 캐파(생산시설)를 결정한다. 투자는 탄력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공장 후보지 결정에 대해서도 확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12월 첫째 주 임원인사 구상 ‘주목’
임원 인사에 대한 구상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12월 첫째 주 사장단 인사를 발표한 후 후속 임원 인사 명단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