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도형 기자] 여야 지도부가 정국 정상화를 위해 전날에 이어 3일 다시 마주 앉았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을 다룰 특별검사제(특검) 도입, 국가정보원 개혁특별위원회(특위) 설치 등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은 전혀 풀리지 않았다.
여야는 경색 국면 해소를 위한 마지막 대화의 끈을 놓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합의 도출 실패로 기울고 있다. 정국 파행이 끝없이 이어지면서 민생과 관련된 새해 예산안 처리와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의 입법화는 점점 요원해지고 있다.
◇4자회담 ‘빈손 종료’ …“간극 크다”
새누리당의 황우여 대표·최경환 원내대표와 민주당의 김한길 대표·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1시간20분가량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4자회담을 가졌다. 지난 2일 오후 1차 4자회담이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자 다시 가진 회담이었지만 합의도출은 불발로 돌아갔다.
여야는 주요 의제인 국정원개혁 특위 및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을 다룰 특검 도입을 두고 지난 2일에 이어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한길 대표는 회담 말미에 “언제까지 똑같은 이야기를 듣고 있어야 하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아직까지 타결되는 것이 없다. 서로 간의 간극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한때 회담장 밖에서 특위 설치 및 구체적인 항목이 나열되는 등 합의에 이르렀다는 설이 나돌았지만 확인은 되지 않았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모두 다 낭설”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회의의 최대 쟁점은 국가정보원 개혁 특별위원회의 국회 설치를 둘러싼 논의였다. 양당 간에 최대 이견인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은 의제로도 오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특위 설치를 두고는 일정한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입법권 설정 및 위원장을 어느 당 몫으로 둘지를 놓고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은 둘 중 하나만 민주당이 선택해야 한다고 압박하면서 특위를 2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자고 제의했지만, 민주당은 물러서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국 경색 심화…예산안 처리 난항
이틀간 이어졌던 4자회담이 불발로 끝났지만 양당 지도부 모두 이날 내내 최후의 끈은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은 회담 후 연석 브리핑에서 합의점을 찾기 위한 논의와 노력은 계속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막판까지 물밑 라인을 가동한 여야 지도부의 노력에도 결국 양당은 접점을 찾지 못했다.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여야의 분위기도 상반된 상황을 보였다. 그동안 특위 설치에 반대해 왔던 국회 정보위원회 새누리당 측 간사 조원진 의원은 이날 “상황을 좀 지켜보자”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반면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특검 없이는 특위도 없다”고 못을 박았다.
특히 당 내에서는 특위에 입법권을 부여하고 위원장을 민주당이 가져간다 하더라도 전혀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당 내 한 핵심관계자는 “새누리당이 양보를 하는 척 하고 있다”며 “어차피 위원회는 여야 동수 아니냐”고 반문했다.
결국 4자회담 내 합의 도출이 실패 분위기로 기울면서 향후 정국 경색은 심화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새누리당 지도부는 내년도 예산안의 단독 상정 뜻을 비친 터라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극심한 대립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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