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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초 코인담보 주택대출 등장…"코인 안 팔고도 주택 계약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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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06.05 08:29:16

코인베이스, 적격 모기지업체 베터홈앤드파이낸스와 공동 출시
초기 계약금(다운페이)은 코인 대출로, 잔금은 적격 모기지로
현재 비트코인과 USDC만 담보 가능, 향후 다른 코인으로 확대
미시건주 30대 부부 첫 고객…3800억원대 대출 수요 대기 중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최대 디지털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가 미국 정부 보증기관인 패니메이(Fannie Mae)가 승인한 모기지업체인 베터 홈 앤드 파이낸스(Better Home & Finance)와 손잡고 주택 구매자가 계약금(다운페이먼트) 마련을 위해 자신이 가진 디지털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모기지를 출시했다. 향후 디지털자산을 실생활의 주류 수요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코인베이스는 4일(현지시간) 주택담보대출 업체 베터 홈 앤 파이낸스 홀딩스와 공동으로 비트코인(BTC)을 담보로 활용한 최초의 패니메이(Fannie Mae)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해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이 모기지 상품을 처음 이용한 고객은 미국 미시간주 앤아버에 거주하는 30대 초반 부부 조(Joe)와 에이미(Amy)였다.

양사는 향후 수개월 안에 이 상품을 미국 전역의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차입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이 상품은 비트코인(BTC)과 스테이블코인 USDC를 담보 자산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지원 대상 디지털자산을 추가로 확대할 예정이다.

첫 비트코인 적격보증 모기지 이용자가 된 조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이고 에이미는 대학원생이다. 이들은 자산 대부분을 디지털자산 형태로 보유하고 있었지만 일반적인 주택 구입 계약금(down payment)을 낼 만큼의 현금은 충분하지 않았다. 이에 이들은 비트코인을 매도하는 대신 그대로 보유하면서 이를 담보로 제공했다. 이를 통해 양도소득세 발생을 피하고 향후 비트코인 가격 상승 가능성도 유지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1100억달러 이상의 주택대출을 취급한 베터는 사전 승인 고객 중 약 41%가 소득과 신용 점수는 충분하지만 계약금 현금이 부족해 기존 방식으로는 주택을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상품은 비트코인을 단순 투자자산이 아닌 실질적인 금융 담보 자산으로 활용한 첫 대형 사례 중 하나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는 향후 미국 주택금융 시장에서 가상자산의 활용 범위를 크게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인베이스 소비자·플랫폼 파트너십 총괄인 마크 트로이아노프스키는 “코인베이스는 비트코인이 단순히 지갑 속에 머무는 자산이 아니라 보유자를 위해 실제로 작동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이번 대출은 그 비전을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상품은 동시에 실행되는 두 개의 대출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일반적인 패니메이 적격(conforming) 주택담보대출이다. 두 번째는 계약금 마련을 위한 별도의 가상자산 담보대출이다. 두 대출은 동일한 금리와 동일한 상환 일정(amortization schedule)을 적용받으며, 차입자는 하나의 월 납입금만 내면 된다. 담보로 제공된 가상자산은 대출 기간 동안 코인베이스 플랫폼 내 베터의 수탁 계정(custodial account)에 보관된다.

예를 들어 50만달러짜리 주택을 구매하는 경우, 40만달러는 패니메이 모기지 대출을 받게 되지만 일종의 계약금으로 먼저 내야 하는 다운페이 10만달러는 가상자산 담보대출을 받는 식이다. 이 경우 10만달러의 가상자산 담보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약 25만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담보로 맡겨야 한다. 즉 BTC 담보 인정 비율은 약 2.5대 1이다. 반면 USDC 담보대출은 1.25대 1 비율이 적용된다.

대출 한도는 지역별 패니메이 적격대출 기준을 따르며, 15년 만기와 30년 만기 고정금리 상품이 제공된다.

베터 측은 이 비트코인 모기지를 이용하는 경우에도 일반적인 비트코인 가격 변동만으로는 마진콜이나 강제청산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차입자가 60일 이상 연체할 경우에는 담보로 맡긴 가상자산을 처분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한다.

이 상품은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 청장인 빌 풀테가 중앙화 거래소에 보관된 디지털자산을 적격 담보로 인정하도록 지시하면서 가능해졌다. 이 조치는 미국을 글로벌 가상자산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도 맥을 같이한다.

다만 FHFA는 중앙화 거래소에 보관된 자산만 인정하고, 개인이 직접 보관하는 셀프 커스터디(Self-Custody) 지갑 내 자산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기존 주택담보대출 심사에서는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 자산만 평가 대상이었다.

이번 상품은 전국 출시를 앞두고 수요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기자 명단(waitlist)에 등록된 잠재 대출 규모는 약 2억5000만달러(원화 약 3840억원)에 달한다. 예비 신청자의 절반 이상은 향후 6개월 안에 주택 구매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대기자 명단 신청자의 약 76%는 이미 코인베이스 사용자다. 캘리포니아, 뉴욕, 플로리다주에서 가장 많은 수요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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