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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차단술 연간 1124회 받은 환자…진료비 '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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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영 기자I 2025.12.15 12:00:19

지난해 3조 2960억원…총 진료비보다 증가↑
일부 병의원에선 방문한 환자 대부분 시술
과잉 이용시 통증 완화 의존…부작용 우려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A씨는 지난해 24개 병원에 총 747번 찾았다. 등과 팔 등의 통증 때문이었다. 그리고 7종의 신경차단술을 1124회나 시술받았다. 아는 전체 환자의 시행건수 평균(5.6회)보다 201배 많은 수치로 대표적인 신경차단술 과잉 이용이다. 통증을 줄여주는 용도로 쓰이는 신경차단술이 이같이 과잉 이용되면서 5년간 진료비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년간 요양기관에서 시행된 신경차단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신경차단술 진료비는 3조 2960억원으로 2020년 1조 6267억원에 비해 5년간 2.03배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 수준은 건강보험 총 진료비가 2020년 86조 7000억원에서 2024년 116조 2000억원으로 5년간 1.34배 증가한 것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과 주위조직에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 등 치료 약물을 주입해 통증 신호를 보내는 신경 전달 통로를 차단하는 방법이다. 통증을 줄이고 신경 주변의 염증, 부종을 개선하는 치료방법이다.

다만 과다한 신경차단술 시술은 국소마취제 및 부신피질호르몬제 관련 부작용(△알레르기 반응 △부신억제 △골다공증 △당뇨악화 △쿠싱 증후군 등) 및 시술 관련 감염, 신경손상, 혈종 형성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C-arm(C자형 팔 구조의 이동식 X선 투시 장비) 촬영으로 인해 방사선량이 누적돼 발암 위험이 증가할 수 있고, 근본적인 치료 없이 통증 완화에만 의존하게 되는 심리적 문제도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일부 의료기관은 방문한 환자 거의 대부분에게 신경차단술을 시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B병원은 전국에서 ‘척수신경총, 신경근 및 신경절 차단술’과 ‘뇌신경 및 뇌신경 말초지 차단술’을 가장 많이 하는 병원이다. 지난해 8950명의 환자가 다녀갔다. 그런데 이 중 6018명(67.2%)이 척수 신경차단술을, 2453명(27.4%)이 뇌신경 차단술을 받았다. 이 병원 환자 중에는 대상포진 신경통을 이유로 347번의 신경차단술을 받은 사례도 있다.

이에 대해 대한신경과학회와 대한마취통증의학회는 “△난치성 두통 △대상포진후신경통 △복합부의통증증후군 등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을 주로 치료하는 통증 전문센터일 경우 1인당 시술횟수가 증가할 수 있다”면서도 “환자 한 명에게 연간 347회 동일시술은 매우 예외적인 경우”라고 지적했다.

학회 측은 이어 “개인의 질병특성 등 진단의 적정성에 대한 확인, 환자 통증 평가와 시술 후 효과가 체계적으로 기록되는지 등 치료 반응성 평가 및 신경차단술 외 약물치료·물리치료·심리치료 등 다학제적 접근에 따른 관리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급여기준 고시의 예외조항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경우라도 장기간 통증이 지속하면 주 1~2회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건보공단은 이러한 의료 과잉 이용을 막기 위해 급여기준 관리 및 표준 진료지침 마련, 적정 의료이용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정기석 이사장은 “앞으로도 신경차단술 뿐만 아니라, 더 주요한 질환에 대한 의료이용 분석을 계속할 계획”이라며 “불필요한 과잉시술로 인한 부작용을 사전에 예방하고 국민의 건강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급여기준 관리 및 표준 진료지침 마련을 통해 적정한 의료이용이 가능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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