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세계가스총회는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하는 지속 가능한 미래’라는 주제로 개최되며 천연가스뿐만 아니라 수소·신재생에너지 등 탄소중립 시대에 맞는 새로운 에너지 기술이 다양하게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지난 24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막을 올린 제28회 세계가스총회는 ‘수소총회’라고 불릴 만큼 수소 관련 기술을 앞세운 기업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엑슨모빌(미국)·쉘(영국)·지멘스에너지(독일)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은 물론, SK E&S·두산·현대차·포스코 등 국내 기업들도 이번 총회에서 수소 산업과 관련한 에너지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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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가스연맹이 3년마다 주최하는 세계가스총회는 가스 관련 신기술을 선보이고, 가스 산업을 전망하는 이른바 ‘가스 올림픽’으로 불린다. 그러나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수소·신재생에너지 등으로 논의 분야가 확대됐고, 이 때문에 주로 글로벌 에너지 기업을 중심으로 열리던 행사의 참여 폭도 넓어졌다.
특히, 국내·외 기업들은 수소 산업에 주목하며 세계가스총회에 참여하고 나섰다. 이는 천연가스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구조와 관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 속에서 가스 산업이 한 차원 도약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스 산업에서도 탄소 배출량 감축을 넘어 탄소중립을 실현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처음으로 총회에 참여한 국내 기업들은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한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앞세워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SK E&S는 ‘넷 제로를 실현하는 차별화된 방법’이란 구호를 내걸고, 4대 핵심사업인 △탄소 포집·저장 기술(CCS) 기반 저(低)탄소 액화천연가스(LNG) △수소 △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등을 탄소중립 해법으로 제시했다.
추형욱 SK E&S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 속에서도) 당장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고,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재생에너지로만은 부족한 만큼 화석 연료를 쓸 수밖에 없다”며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인 LNG를 사용하면서 동시에 탄소를 제거하는 방안이 탄소중립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두산은 수소·전기·열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연료전지인 ‘트라이젠’과 ‘수소연료전지 드론’ 등을, 현대차는 ‘수소버스·트럭’ 등 수소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선보였다. 포스코는 LNG와 수소 가치사슬(밸류체인)에서 필요한 저장·수송용 강재 등을 선보이는 등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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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은 이번 총회를 통해 해외 기업들과의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기도 했다. SK E&S는 이날 호주 최대 에너지기업 산토스와 CCS 등 천연가스와 청정수소 분야 협업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보냈다. 또 미국 에너지기업 셰브론과는 ‘탄소저감 분야에 대한 포괄적 업무협약(JCA)’을 맺기도 했다.
또 포스코는 미국 에너지 기업 엑슨모빌로부터 신소재인 극저온용 ‘고망간강’의 소재 안정성·적합성 평가 기술 승인을 받았다. 극저온용 고망간강은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신소재로, 이번 승인을 통해 엑슨모빌의 LNG 저장·수송용 강재로 쓰일 예정이다. 양사는 이와 더불어 앞으로 수소 사업, CCUS 등 친환경 기술 협력에도 함께한다.
아울러 한화에너지도 총회를 통해 프랑스 토탈에너지스와 연간 60만톤(t) 규모의 LNG를 15년간 직도입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LNG 복합화력 발전소 개발과 열병합발전 연료전환 등 LNG 발전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정인섭 한화에너지 대표이사는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를 통해 LNG 사업에 안정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