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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연대는 “의료공공성 강화 인력 충원은 코로나 사태를 겪은 국민의 요구”라며 정부가 하루속히 인력 확충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이 제시한 5대 요구안은 △공공병원 확대·공공병상 확충 △안정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한 병원 인력 충원 및 비정규직 제로 △필수 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확대 △수익성 중심 경영평가·직무성과급제 반대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 및 돌봄 노동자 처우개선 등이다.
특히 ‘간호인력 부족’ 문제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환자들을 직접 대면하면서 간호 업무를 도맡는 간호사의 업무량은 이미 임계점에 도달해 의료 현장에서 사표 제출이 줄을 잇고 있어서다. 대한간호협회는 최근 1년간 간호사 약 1만명이 사직한 것으로 파악했다.
장하니 서울대병원 간호사는 이날 현장발언을 통해 “저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많아 환자 모두에게 다하지 못한 간호는 죄책감으로 남는다”며 “병원을 떠나야겠다는 생각만 들어 마지막이란 절박한 심정으로 청와대 앞에 왔다”고 말했다.
게다가 단계적 일상회복에서 가장 중요한 방역 지표 중 하나인 위중증 환자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해 의료 현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점도 문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473명이다. 전날 460명이었던 국내 코로나19 유행 이후 최다 수치를 하루 만에 갈아치웠다. 신규 확진자가 2520명으로 전날(2425명)보다 95명 늘었는데 확진자 규모라는 모수가 늘면서 위중증 환자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도 70%를 넘어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 발동 기준인 75%에 근접하고 있다. 정은경 질방관리청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상황이 나빠지면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를 지속하거나 조치를 강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업무 과중에 의료연대는 총파업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보건복지부와 월 1회 정례 회의를 개최하기로 하고, 서울대병원과 대구가톨릭대의료원 등 일부 사업장이 병원 인력 충원 등 노사간 합의를 이뤄내면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로 전환했다.
그러나 의료연대는 아직 교섭이 진행 중인 사업장도 있으며, 공공병상 확대와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 코로나19 간호 인력 배치기준에 따른 빠른 인력 투입 등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어 투쟁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향춘 의료연대본부장은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며 “현장이 무너지기 전에, 더는 간호인력이 빠져나가기 전에, 돌봄 인력들이 지치고 아파서 더는 일 하지 못하는 환경이 되기 전에 노동환경 개선으로 노동자도 안전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