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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프로페시아의 부작용과 관련해 뉴욕 브루클린연방법원에 제기된 소송 관련 자료를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로이터가 입수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프로페시아 제조사인 미국 머크앤컴퍼니(MSD)는 2009년 초부터 약을 복용한 남성들이 자살 충동을 포함해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다는 보고를 200건 이상 접수했다. 하지만 머크 측은 우울증과 극단적 선택에 대한 보고가 너무 적고 구체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후속 조처를 하지 않았다.
특히 부작용을 경고하는 문구에 극단적 선택과 관련한 내용을 추가하지 않도록 미 식품의약국(FDA)을 설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FDA는 201년 프로페시아나 복제약을 먹은 뒤 700명 이상이 극단 선택을 시도, 100명이 사망했다는 보고를 접수했다. 하지만 극단적 선택을 한 비율이 자연발생적인 사망자 비율보다 적다는 머크앤컴퍼니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문제가 된 성분은 피나스테라이드다. 애초 프로페시아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에 쓰려고 개발됐지만 피나스테라이드 성분이 모발 성장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탈모 치료제로 변모했다. 이 성분은 남성 탈모 원인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라는 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탈모를 막는다. 최근 의학계에선 피나스테라이드 복용이 우울증과 극단 선택을 유발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소비자 보호단체들은 이 같은 결과에 거세게 반발했다. 머크앤컴퍼니가 매출을 높이기 위해 부작용 위험을 숨겼다는 것이다. 머크앤컴퍼니 측은 프로페시아사 1990년대 후반 이후 수백만명의 남성들에게 안전하게 처방됐다는 입장이다. 과거 법정에서는 “탈모 자체가 낮은 자존감과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머크앤컴퍼니 측은 성명을 통해 “프로페시아와 극단적 선택의 상관관계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없다”며 프로페시아 복용자의 사망 사례에 대해서는 “치료 중이거나 다른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등 다른 이유로 인해 발생한 질병 탓일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유럽과 캐나다 보건당국은 피나스테라이드를 이용한 탈모 치료제에 ‘극단적 선택에 대한 충동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 문구를 삽입하도록 했다.
보건분야 리서치 기관인 IQVIA에 따르면 미국 내 프로페시아 처방 건수는 매년 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240만 명 이상이 처방을 받았는데 이는 2015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