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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춘재는 어린 시절 자신의 감정을 얘기할 수 없는 가부장적 가정환경에서 자랐다”며 “그러다 군대에서 자신이 주도적인 행동을 하면서 희열을 느끼고 그것이 나아가 범행과정에서도 표출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전역 후 군복무 시절 성취감을 느낄 수 없게 되자 상실된 자신의 주도권을 표출하기 위해 성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했다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다음은 반 본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이춘재가 군 전역 후 욕구불만 상태에서 상실된 자신의 주도권을 표출하기 위해 성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됐는데. 군에서의 ‘주도적인 역할’이 뭔가.
△성장 과정에서 자신의 동생이 초등학생 때 물에 빠져 익사한 일이 있었다. 당시 이춘재가 그 일로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그런 감정을 표출하고 얘기할 수 있는 가정환경이 마련되지 못했다. 그렇게 성장하다가 군대에 가서 탱크를 운전하는 기갑 부대에 배정돼 근무하다 보니 자신의 뒤를 다른 탱크들이 따라오는 것을 보면서 ‘내가 주도적으로 행동하니 다 나를 따라오는구나’라는 우월감과 희열을 크게 맛본 것이다. 진술 과정에서도 다른 안좋은 기억들은 (기분이)다운된 상태에서 얘기하는데 군대시절을 얘기할 때는 굉장히 감정이 고조되고 즐거운 상태에서 얘기를 했다.
-첫 살인사건부터 살해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건가.
△처음부터 살인 목적은 아니었던 걸로 판단했다. 자신의 성욕을 해소하기 위해 성범죄를 저지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완강하게 저항하는 경우에 살인으로 나아갔던 걸로 본인이 얘기를 했다. 그런데 그 이후 사건들부터는 범행에 대해 별다른 죄책감이나 죄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 경찰이 ‘사건에 대해 생각을 안 하느냐’ 물어도 기억을 안 하려고 할 정도로 공감 능력과 죄책감이 없다.
-피해자에게 범행 원인을 전가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다는 건지 궁금하다. 피해 여성의 말투나 행동 등을 범행 이유로 얘기하기도 했나.
△‘피해자의 행동이나 말투 때문에 피해자가 죽었다’는 의미로 범행을 전가했다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한 범행에 대해 합리화하며 원인을 전가하는 듯한 진술을 했다. 진술 내용은 너무 자극적이라 자세히 말할 수는 없다.
-현재 이춘재의 가족으로 어머니, 동생, 자식이 있는데. 진술 과정에서 가족에 대한 걱정을 얘기하거나 소회를 전한 게 있나.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이춘재가 피해자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감정과 가족에 대한 감정이 비슷하다고 판단이 된다.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성향이 자신의 어머니와 동생, 자식에 대한 부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공감능력이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앞서 이춘재는 8차 사건으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모(53)씨에게 미안함을 표한 적 있는데. 윤씨에 대한 미안함도 진실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건가.
△그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범행 동기를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했는데. 이춘재가 직접 말한 범행 동기가 있나.
△명확히 ‘범행 동기는 무엇’이라고는 얘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이코패스 검사, 조사와 면담 결과를 종합해서 ‘단조로운 생활에서 쌓인 욕구불만을 표출하기 위해 밤거리를 배회하다가 범행대상이 포착되면 범죄를 저지르는 형태’로 파악했다. 이춘재도 경찰이 분석한 범행 동기 설명을 듣고 ‘그런 것 같다’고 인정했다.
-이춘재 접견은 끝난 건가. 마지막 접견 때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하다.
△총 52회의 접견을 하고 지난 4월 24일 수원구치소에서 마지막으로 접견했다. 본인은 다시 원래 생활로 돌아가기를 원하고 있다. 사건 이전처럼 다른 수용인들과 함께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은 실질적 수사가 종결된 것으로 봐도 되나. 향후 수사 방향은 어떻게 되나.
△이춘재는 지난달 5일자로 부산교도소로 이감됐다. 오늘이나 내일 중으로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면 종결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송치 후 수사본부도 해체 예정이다. 향후 추가 피해 사례나 사건 관련 신고나 제보가 들어올 경우에는 경기남부청 미제사건수사팀에서 수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