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서울시의 낙후 지역으로 꼽히는 금천구 부동산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총 4300여가구의 아파트와 오피스텔로 구성된 복합단지인 ‘롯데캐슬 골드파크’가 독산동에서 분양에 성공한데 이어 지역 발전의 숙원사업인 독산동 공군부대 부지 개발사업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금천구 아파트값은 3.3㎡당 평균 1036만원(올해 9월 말 기준)으로, 서울시 25개구 중 도봉구(1030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그만큼 개발이 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금천구의 개발이 막혀 있는 주 원인 중 하나가 바로 관내에 주둔하는 군부대다. 금천구 독산동 486번지 일대 약 12만5000㎡의 부지에는 국방부 소유의 땅으로, 공군3여단이 70년 이상 주둔하고 있다. 이 공군부대가 금천구 북쪽의 가산디지털단지와 남쪽의 금천구 도심 지역을 가로막고 있어 균형 발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공군부대 이전이 지역의 숙원사업이었다.
그동안 금천구는 국방부와 꾸준히 대화를 이어왔고 지난 4월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차성수 금천구청장과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직접 만나 금천구가 실시하는 ‘공군부대 이전 타당성조사 용역’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공군부대 이전 협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국방부는 구체적인 개발 계획과 부대 이전사업비가 확보되면 이전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천구는 또 서울시 SH공사와도 함께 협의를 진행해 공군부대 이전 시 이 부지를 SH 주도로 공공 개발한다는 내용에도 합의를 이뤄냈다. 지난 5일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군부대 개발에 관한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주민들이 오랫동안 불편을 겪은 만큼 공군부대 부지를 주민에게 환원한다는 취지에서 공공 개발로 방향을 잡았다”며 “이번 SH공사와 협약을 통해 개발 추진을 공식화한 만큼 국방부와의 이전 협의와 개발사업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공군부대 바로 옆 부지에 롯데건설이 추진한 ‘롯데캐슬 골드파크’ 사업의 성공 역시 금천구 부동산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롯데캐슬 골드파크는 지난해 분양한 1,2차에 이어 올해 4월 분양한 3차까지 총 4300여가구를 모두 판매하며 분양을 마쳤다. 3.3㎡당 1400만원 중반대의 높은 분양가가 책정됐는데도 금천구에서 10여년 만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 단지라는 점과 미니 신도시급 대규모 복합단지로 개발된다는 점, 최고 높이 47층으로 금천구의 랜드마크 단지인 점이 수요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내년 개통 예정인 강남순환고속도로와 2018년 개통되는 신안산선(예정),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본격화 등 교통 여건이 개선될 수 있는 호재도 안고 있다.
실제 금천구 아파트값도 올해 들어 오름세다. 독산동 금천현대아파트 59㎡형은 지난해 4분기 2억3500만원에서 올해 3분기까지 4000만원 정도 오른 2억7700만원에 거래됐다. 독산동 중앙하이츠빌 84㎡형도 올해 초 3억3500만원선에서 최근에는 3억6000만원까지 3000만원 올랐다.
독산동의 J공인 관계자는 “롯데캐슬 골드파크 1,2차의 경우 분양권에 2000만~3000만원 정도 웃돈이 붙은 상태”라며 “공군부대 이전 소식까지 들리면서 이를 호가에 반영하려는 집주인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