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미국 민간우주선 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발사한 로켓이 공중폭발했다. 이에 따라 우주개발을 밀어 붙었던 억만장자 엘런 머스크의 계획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스페이스X는 28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보내기 위한 무인 우주화물선 ‘팰컨9’ 로켓을 발사했지만 2분19초만에 폭발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는 대표 로켓 팰컨9을 지금까지 19차례 발사했지만 실패로 돌아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고 원인은 연료계통 이상으로 추정된다. 스페이스X는 미국 억만장자이면서 전기차업체 테슬라 창업자 엘런 머스크가 세운 회사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머스크가 44번째 생일을 맞은 날이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윗쪽 액화산소탱크에 과잉압력이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팰컨9가 폭발하면서 ISS도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는 ISS에 있는 우주인들을 위한 식료품과 장비 1.8톤이 실려 있었다. 올해 4월 러시아 무인 우주화물선 ‘프로그레스 M-27M’도 ISS에 도달하지 못하고 추락한 뒤 ISS는 현재 심각한 물자부족을 겪고 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스페이스X의 우주선 개발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이번에 폭발한 것과 같은 종류의 로켓이 2017년 미국 우주인들을 ISS로 실어나를 예정이었지만 28일 사고로 이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영국 BBC 과학 전문기자 조나단 아모스는 “스페이스X에 승무원을 태워 우주정거장으로 보내는 시점도 수개월 연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말 미국 공군은 스페이스X의 군사 위성 사업 참여를 승인했지만 사고가 발생해 미국 국방부가 기존 계획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내다봤다.
그렇지만 이번 사고가 우주를 향한 머스크의 집념을 꺽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2030년쯤 최대 8만명이 거주할 수 있는 화성 식민지를 건설하려는 야심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영화 ‘아이언맨’에서 토니 스타크 역을 맡은 로버스 다우니 주니어가 캐릭터를 구상할 때 모티브로 삼았던 인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