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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소비 우려에 美 증시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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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I 2026.08.18 09:3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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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2.7% 오른 90.87달러
30년물 금리 5.31%…2007년 이후 최고
다우·S&P500 0.5%↓…유통 실적 주목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면서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19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부담과 최근 미국 소비·고용 지표 둔화에 대한 경계가 겹치면서 뉴욕증시 3대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반도체주는 강세를 보였지만 소프트웨어주가 크게 밀리면서 인공지능(AI) 관련주 안에서도 흐름이 엇갈렸다.

뉴욕 3대 지수 동반 하락 마감. (사진=연합뉴스)
뉴욕 3대 지수 동반 하락 마감. (사진=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31%로 거래를 마쳤다. 5.3%를 웃돈 채 마감한 것은 2007년 6월 이후 처음이다. 10년물 금리도 4.725%로 지난 14일 4.695%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장기 금리 상승 폭은 국제유가가 뛰면서 확대됐다. 브렌트유 선물은 이날 배럴당 90.87달러로 2.7% 상승했다. 로이터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2달러 넘게 올랐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에 가까워졌다는 신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

WSJ는 이란 국영 매체와 연계된 파르스통신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유조선 한 척을 억류했다고 보도하면서 유가가 상승했다고 전했다. 파르스통신은 해당 선박의 이름과 적재 화물을 밝히지 않았으며 당시 보도 내용도 즉각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유조선 억류 여부 자체는 확정된 사실로 보기 어렵다.

호르무즈해협의 공급 차질 우려는 미국의 전략비축유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주 전략비축유에서 원유 530만배럴을 추가로 방출했다. 이에 따라 비축량은 1982년 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미국이 지난 2월 말 이란을 공격한 이후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지 못한 원유 공급량을 보충하기 위해 전략비축유를 활용하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비축유 방출이 연료 가격의 추가 상승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됐지만 향후 비축량을 다시 채우는 과정에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유가와 금리가 동시에 오르면서 미국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72.63포인트(0.51%) 내린 5만3459.78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0.70포인트(0.52%) 하락한 7745.06, 나스닥종합지수는 84.25포인트(0.31%) 떨어진 2만6644.91을 기록했다.

S&P500의 11개 업종 가운데 에너지만 상승했다. 에너지업종은 유가 상승에 힘입어 0.87% 올랐다. 반면 커뮤니케이션서비스와 필수소비재는 각각 약 1.5% 떨어졌고 금융과 임의소비재도 1% 넘게 하락했다. 기술업종은 장중 상승과 하락을 오간 끝에 약 0.2% 내렸다.

주가지수 실적. (사진=월스트리트 저널)
주가지수 실적. (사진=월스트리트 저널)
기술주 안에서는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의 흐름이 뚜렷하게 갈렸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6% 상승했지만 S&P500 소프트웨어·서비스지수는 2.8% 급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플랫폼스는 각각 3% 넘게 떨어지며 S&P500 지수 하락에 큰 영향을 줬다. 반면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4%,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5.5% 오르며 지수를 방어했다.

AI 관련 대규모 투자에 대한 시장의 시각이 엇갈리는 점도 기술주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로이터는 투자자들이 AI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금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지 주시하면서 기술주 거래가 최근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은 다음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당장의 초점은 미국 소비 여력으로 옮겨가고 있다. 7월 소매판매와 고용지표가 약하게 나온 뒤 투자자들은 이번주 대형 유통업체들의 실적을 기다리고 있다. 홈디포가 18일, 월마트가 20일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WSJ는 타깃과 월마트 등의 실적이 미국 소비자의 현재 상태를 가늠할 단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필 블랑카토 오사익웰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로이터에 최근 약해진 경제지표에 대한 우려 때문에 투자자들이 유통업체 실적을 기다리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름 휴가철인 8월에는 통상 거래량도 줄어든다며 계절적 요인과 소비지표를 기다리는 분위기가 함께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19일 공개될 예정이다. 국제유가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인플레이션 경로와 장기 금리에 대한 시장의 경계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이날 증시 하락을 유가나 금리 한 가지 요인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최근 소비·고용 지표에 대한 우려와 기업 실적 대기, AI 투자 수익성 논란 등이 함께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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