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30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 5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도왔던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물론 대학생 등도 참여해 더 이상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되며, 제대로 된 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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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지난 2018년 일본제철, 미쓰비시중공업 등 강제징용 가해 기업들이 피해자들에게 1인당 1억원씩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의 확정 판결을 내렸다. 이는 일본 전범기업들의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점을 인정, 피해자들의 권리를 인정한 판결이다. 이러한 판결 이후 법원이 가해 기업들에 대한 재산 처분, 현금화 등 이행 명령을 내린다면 실질적인 배상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이와 같은 판결이 내려지고 5년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이에 따른 이행 명령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그 사이 윤석열 정부는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모금한 돈을 대신 지급하는 ‘제3자 변제’ 방식을 내놓았고, 변제 대상자 15명 중 생존 피해자 2명(양금덕·이춘식)과 숨진 피해자 2명(박해옥·정창희)의 유족들은 정부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상태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대리하고 있는 임재성 변호사 역시 대법원에 신속한 판결을 촉구했다. 임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일본제철이 재항고장을 제출하고, 올해 1월 대법원은 이를 접수했지만 10개월 동안 관련 판단을 아무것도 내리지 않았다”며 “최고 법원이 민감한 사건에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심리 중’이라는 핑계를 대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 변호사는 “스스로 직무유기를 자인하는 대신, 올해 안에 집행 사건의 미덕에 걸맞은 ‘신속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학생겨레하나의 김수정 대표 역시 ‘역사의 힘’을 믿는다며 빠른 판결을 요구했다. 김 대표는 “지난 5월 청년·학생들은 양금덕 할머니를 만나 ‘역사의 힘’을 믿었고, 기록될 것이라는 마음을 들었다”며 “반드시 판결대로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학생들 역시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일본 시간 벌어주기 규탄한다”, “판결 이행으로 역사정의 실현하자” 등 구호를 외쳤다. 이후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대법원에 신속한 결정을 요구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