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뚝’…외교적 성과 관건
|
◇
13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미디어트리뷴 의뢰, 6~10일)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주대비 4.0%포인트 하락한 38.9%를 기록했다. 국정수행 부정평가는 5.7%포인트 상승한 58.9%였다. 4주 만에 30%대로 떨어진 것으로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 발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10일 한국갤럽 조사(8~9일)에서도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포인트 하락한 34%, 부정평가는 3%포인트 오른 58%로 나타났다. 부정평가 이유로는 일본관계·강제동원 배상문제가 16%로 1위였다. 특히 해당 조사에서 정부의 강제징용 해법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59%, ‘찬성한다’는 35%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대통령실은 배상안 발표 이후 여론전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배상안와 관련한 국제사회와 영미권 언론의 보도 등을 소개하며 국제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지지율 급락의 결과만 놓고 보면 여론전은 실패로 끝난 셈이다.
다만 한일 정상회담 이후 나올 외교적 성과물에 따라 여론의 반등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정부는 배상안 발표 이후 ‘일본의 성의있는 호응’을 기대한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아직까지 우리 정부의 이같은 요청에 화답하지 않은 모양새다. 일본이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여전히 해제하지 않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한일 양국은 정상회담 의제와 세부일정에 대한 막바지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회담 직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 복원 공식화와 미래 협력 의지를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양국 기업인들이 만나는 ‘비즈니스 서밋 라운드 테이블’ 등도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강제징용 피고기업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 게이단렌(經團連, 경제단체연합회)이 조성하는 ‘미래청년기금(가칭)’에 참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번 방일에서 외교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 섞인 시각도 존재한다. 대일 전문가인 강창일 전 주일대사는 “이번 정상회담만으로는 큰 결과물을 갖고 오기는 힘들 수 있다. 일본 내 반한(反韓) 강경파인 ‘아베파’의 입김이 여전히 강하기 때문”이라면서 “국내는 반일 분위기, 일본은 우익들의 반한 분위기로 한일 관계가 개선은커녕 강 대 강 대치가 더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윤 대통령은 국내 피해자 측 설득에도 상당한 애를 먹고 있다. 강제징용 피해자 지원단체 및 법률 대리인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 사무실을 찾아 ‘제3자 변제를 받아들일 뜻이 없다’는 내용의 문서를 전달했다. 정부의 배상안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앞서 대리인단은 지난 10일 제3자 변제 거부 의사를 담은 내용증명을 재단에 발송한 바 있다.
특히 강제동원 피해자 중 한 명인 양금덕 할머니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그런 돈은 절대 받지 않겠다”고 강경한 어조로 말했다.
양 할머니는 “정부가 뭣 하는 정부냐, 대통령 옷 벗으라 하고 싶다”며 “다 똑같은 도둑놈들이다. 지금 내 신세가 이래서 지금까지 고통을 받는데 나라가 아니라 웬수(원수)들”라고 책상을 탕탕 내리쳤다.
이날 회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불참 속에서 이뤄졌다. 국민의힘은 이날 외통위 회의를 두고 “정쟁 의도”라고 규정했다.
대통령실은 피해자 측 설득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외교부를 포함해 정부가 지속적으로 적극성을 갖고 소통을 하고 있다”며 “정상회담 이전에도, 끝난 후에도 그런 소통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