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애플 주가는 지난 14일 이후 10거래일간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하락세다. 이 기간 하락폭만 14.4%에 달한다. 특히 강력한 지지선이 될 것으로 믿었던 지난 6월의 저점(129.04달러)마저 깨지면서 18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밀러 타박의 수석 전략가인 맷 말리는 “애플 주가가 이미 중요한 추세선과 이동 평균선 아래로 이탈한 가운데 130달러마저 지키지 못한 만큼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애플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는 단연 중국 리스크가 꼽힌다. 애플 아이폰의 최대 제조 거점인 중국 정저우 공장이 멈춘 여파다. 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노동자들에 대한 강력한 통제가 불가피했던 상황에서 이에 대한 노동자들의 반발 및 대거 이탈은 아이폰14 출하량 감소로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아이폰 14 전체 모델의 총 출하량 전망치를 7810만대로 하향 조정하고, 내년 1분기 아이폰 출하량 추정치 역시 전년대비 22% 감소한 4700만대로 낮췄다. 애플이 인도 및 베트남에 생산 기지를 확대하는 등 탈(脫)중국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지만 단기간내 대규모 생산 여력을 확보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여기에 내년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 우려까지 더해지고 있다.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 “생산 차질보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더 큰 악재”라며 “올해 30% 넘게 폭락한 데 이어 내년에도 추가적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애플이 아이폰14플러스의 판매 부진을 반영해 차기 아이폰15플러스 가격을 낮출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외 IT매체 맥루머스는 “애플은 아이폰14플러스의 판매 실적을 두고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내년 아이폰15 시리즈의 라인업을 전면 재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중국 리스크가 점차 해소되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주가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JP모건의 사믹 채터지 애널리스트는 “최근 공급망 대란 탓에 애플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며 “다만 아이폰 고가형 모델들의 공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수급 정상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로젠블라트의 바톤 크로겟 수석 애널리스트도 “중국에서의 생산 차질이 큰 악재로 작용했지만 중국 당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하면서 재발 위험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이폰에 대한 수요는 견고하고 아이폰 판매를 통한 매출 창출이 지연된 것이지 상실된 것이 아니다”며 “내년에는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