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문 닫은 ‘MLCC 1위’ 日무라타…웃음 짓는 삼성

배진솔 기자I 2021.08.30 16:06:52

후쿠이현 공장 코로나 집단감염…일주일째 셧다운
글로벌 MLCC 공급량 약 10% 차질…"삼성전기 수혜"

(사진=니케이 아시아)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전 세계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생산의 약 40%를 담당하는 세계 최대 MLCC 업체 일본 무라타제작소가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 휘말리면서 약 일주일째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업계에선 이번 셧다운으로 글로벌 MLCC 공급량의 약 10%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업계 2위인 삼성전기엔 수혜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0일 미국·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일본 무라타제작소 후쿠이현 공장은 지난 25일부터 문을 닫은 상태다. 지난 3일 후쿠이현 공장에서 코로나19 최초 확진자가 나왔는데, 상황이 악화하면서 공장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 등 98명이 집단 감염된 탓이다. 무라타는 최소한 31일까지 공장을 폐쇄하는 한편,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보고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최근 일본의 MLCC 업체 태양유전(taiyo yuden) 등 일부 업체들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가동률 조정을 해왔지만 전면 가동 중단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무라타 후쿠이현 공장은 무라타의 MLCC 주력 생산라인으로 현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산술적으로 해당 공장 가동 중단으로 글로벌 MLCC 공급량의 약 8~10%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MLCC는 스마트폰, TV, 자동차 등 반도체와 전자회로가 있는 제품에서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전자제품 대부분에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최근에는 5세대 이동통신(5G), 전기자동차 등에서 첨단 MLCC 채용량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대폭 늘었다. 이에 전 세계 MLCC 시장에서 34% 점유율을 차지하는 일본 무라타 제작소도 지난해부터 휴일도 쉬지 않고 생산을 이어가며 고객사 공급량을 소화하고 있었다. 이번에 가동을 중단한 후쿠이현 공장은 주로 IT 하이엔드 MLCC를 생산하는 곳으로 아이폰용 납품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해당 공장은 IT 하이엔드 비중이 높은 생산 시설로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 13시리즈에 MLCC를 납품하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가동 중단 지속 여부에 따라 다르겠으나 IT 고부가가치 MLCC 제품의 경우 이미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으로 재고 상황이 여유롭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에 일각에선 전 세계 시장에서 24% 점유율을 차지하는 삼성전기엔 수혜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전기의 MLCC 제품별 매출 비중은 모바일 35%, 기타 IT 35%, 전장 10%, 서버 5~10%, 기타 10%로 추산하고 있다. 모바일 비중이 높고 PC 및 서버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특히 3분기 부품 업계 수요를 보면 전략 고객사의 스마트폰 증산과 북미 고객사의 플래그십 출시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향후 무라타의 가동 중단 지속 기간에 따라 삼성전기 수혜의 폭은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삼성전기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41% 증가한 4324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기 매출 내 모바일 관련 비중이 60%가 넘는데 모바일 부품수요가 회복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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