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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20% 月소득 1000만원 첫 돌파..소득 격차 '역대 최대'

최훈길 기자I 2018.05.24 12:00:26

통계청, 올해 1분기 가계동향조사
상위20% 1015만원, 하위20% 129만원
소득 격차 5.95배로 사상 최대 기록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 때문
고소득 늘자 실질소득 2분기 연속 상승
소득주도 성장 정책에도 양극화 심해져

올해 1분기 5분위 가구 소득(소득 상위 20% 명목소득 기준)이 1년 전보다 9.3%나 늘어 역대 최대치인 1015만1700원을 기록했다. 1분위(소득 하위 20%)의 월평균 가구 소득은 8%나 감소해 128만6700원에 그쳤다.[출처=통계청]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올해 1분기에 상위 20% 고소득 가구 월소득이 처음으로 1000만원을 돌파했다. 고소득 가구와 저소득 가구 간 소득 격차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커졌다. 올해 가구당 전체 월평균 소득(실질 기준)이 2분기 연속으로 늘어났지만 분배 지표는 악화해 소득 양극화가 심해졌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18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가구의 5분위 소득(소득 상위 20% 가구 명목소득 기준)이 1015만1700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9.3%나 증가한 것이다. 4분위(소득 상위 40%) 소득도 561만3600원으로 3.9% 올랐다. 반면 1분위(소득 하위 20%)의 월평균 소득이 128만6700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8%나 감소했다. 2분위(소득 하위 40%) 소득도 272만2600원으로 4% 줄었다.

이 결과 분배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 5.95배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균등화 배율은 상위 20%(5분위) 소득을 하위 20%(1분위)로 나눈 것이다. 수치가 클수록 계층 간 소득 격차가 심하다는 뜻이다.

김정란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상여금이 들어오는 1분기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소득 격차가 커진 데다 상용직을 중심으로 임금 인상률이 높았던 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1~2분위 소득의 감소는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늘어나는 것과 관련돼 있어 인구 구조상 당분간 이런 감소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고소득 가구 소득이 늘면서 전체 가계의 실질소득은 2분기 연속으로 증가했다.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가계 실질소득은 458만1500원으로 1년 전(447만4300원)보다 2.4% 늘었다. 앞서 가계 실질소득은 2015년 4분기부터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후 작년 4분기에 9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뒤 이 흐름이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명목소득도 476만3000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3.7% 증가했다.

가계소득이 늘어난 데는 이전소득이 증가한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전소득은 정부나 기관, 다른 가구에서 무상으로 제공받은 소득으로 설 세뱃돈, 국민연금 등이 포함된다. 이전소득은 58만9600원(이하 명목소득 기준)으로 작년 1분기보다 19.2%나 늘었다. 근로소득(320만4700원)은 6.1%, 사업소득(90만4800원)은 5.7%, 재산소득(2만2300원)은 3.4% 증가했다.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추진했는데도 분배 지표가 악화한 데 대해 좀 더 추이를 보자는 입장이다. 김 과장은 “상여금과 성과급 지급시기, 명절 등이 어느 분기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소득 및 지출에 변화가 크게 나타난다”며 “연간 통계로 비교 분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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