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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청소노동자들 "16일째 묵묵부답, 비정규직 구조조정 철회해야"

권오석 기자I 2018.01.31 13:47:54

용역업체와 물리적 충돌로 청소노동자 다쳐
고려대, 전일제 노동자 고용으로 방침 바꿔

서경지부 연세대분회가 31일 오전 연세대 신촌캠퍼스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글=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말로만 포장된 행사 이전에 학내 문제부터 해결하라”

서경지부 연세대분회 노동자들은 31일 오전 연세대 신촌캠퍼스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총장은 다음 달 열릴 포럼 소개말로 ‘연세대는 우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깊이 참여하는 대학’이라고 했다”며 “청소노동자를 내팽개친 채 좋은 말로 포장한 행사를 앞세우는 연세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연세대분회에 따르면 학교는 다음 달 7~9일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김용학 총장을 비롯해 이낙연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등 국내인사와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미로슬라프 라이착 유엔총회 장, 하인츠 피셔 전 오스트리아 대통령 등이 참석한다.

이경자 분회장은 “학교는 비용 절감이라며 구조조정을 청소·경비 노동자에 한해 진행 중”이라며 “구조조정에 절대 응할 수 없어 여러 번 학교에 권고했음에도 농성 16일째인 오늘도 아무 답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세대분회는 또 지난 29일 연세대 청소 용역업체의 물리적 충돌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당시 용역업체가 GS칼텍스산학협력관 출입문을 잠가 노동자들의 출입을 막았고 이 과정에서 청소노동자 김모(63)씨가 쓰러져 119구급차에 수송됐다는 게 연세대분회의 설명이다. 김씨는 현재 물리치료 등 병원 진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분회장은 “학교는 문을 잠그라고 지시한 적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충돌을 일으킨 용역업체에는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청와대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학교를 방문했다”며 “청소·경비·주차 노동자들의 인원 감축과 단시간근로자 대체 등 구조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고려대는 정년퇴직한 청소노동자 자리에 단시간 노동자를 고용하겠다는 방침을 철회하고 전일제 노동자를 고용한다고 밝혔다. 전일제 노동자들은 오는 6월 1일부터 고용될 예정이다.

서경지부 고려대분회는 이날 “고려대가 지난 30일 정년퇴직한 청소노동자 10명의 자리에 약 3시간의 단시간 노동자가 아닌 8시간 전일제 노동자를 고용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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