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실무접촉이 진통을 겪고 있다. 7일 오전 10시50분쯤 판문점 우리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시작한 이날 회담은 오후 6시 현재 7시간 넘게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처음 양측이 평화의집에서 만났을 당시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양측 수석대표인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통일부 통일정책협력관)과 박용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은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웃음 띈 얼굴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회담 시간이 길어지면서 초반 화기애애한 분위기와는 달리 상봉 행사의 구체적인 일정 조율에 양측이 진통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장 최근 실시됐던 이산가족 상봉인 지난해 2월 행사(2.20~25) 때는 생사에 앞서 같은달 5일 실무접촉을 갖고 일정을 조율했다. 당시 회담은 10시에 시작해 4시간 반 만인 2시 반쯤에 끝났다.
남북 간 입장 차이가 있는 부분은 상봉 행사 시기일 가능성이 높다. 통일부에서는 규모나 장소 등에 있어서는 이전 행사와 비슷하게 진행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규모는 남북 각각 100명씩 총 200가족, 장소는 금강산 면회소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시기의 경우 다음달 10일 북한의 노동당 창건일이 주요 변수다. 당 창건일을 전후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나 핵실험 강행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측은 상봉 행사 개최의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10일 이전으로 날짜를 잡자고 할 공산이 큰 반면, 당 창건일 행사에 집중해야 하는 북한 입장에서는 10일 이후로 이산가족 상봉을 실시하자고 제안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연계하거나, 우리측 의제인 전면적인 이산가족 생사확인을 위한 명단교환 등을 거부하면서 협의가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지난달 25일 남북 고위급 접촉이 타결된 이후 첫 당국 차원의 회담인 만큼, 향후 남북 당국 회담 추진 등 남북 협력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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